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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여산 순교 역사 재정립 첫걸음

첫 학술심포지엄 열고 사료 기반 순교사 정립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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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순교성지의 종교 문화적 가치 재조명’ 심포지엄이 23일 여산순교성지성당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 앞서 '여산순교자현양비' 제막식을 거행하고 교구장 김선태 주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제공


1868년 무진박해 당시 전북 익산 여산에서 순교한 이들의 역사를 사료에 근거해 재정립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6월 23일 여산순교성지성당에서 열렸다. ‘여산순교성지의 종교 문화적 가치 재조명’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지금까지 본격적인 학술 논의가 부재했던 여산 순교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려는 첫 시도다. 익산시 후원으로 여산순교성지가 주최하고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이 주관했다.

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 이영춘 신부는 ‘1868년 무진박해와 여산부의 순교자’ 발표에서 「치명일기」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병인치명사적」 등 1차 사료를 교차 분석해 기존 27명으로 파악되던 여산 순교자가 중복 기록을 정리하면 23명임을 밝혔다. 또 여산 순교자 대다수가 현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일대인 고산 넓은바위(광암)에 거주하다 체포된 신자들임도 이번 연구에서 특정했다.

특히 성지 개발의 근거로 활용돼 온 다양한 순교 방식에 대해 “사료에 기록된 여산 순교자의 순교 형식은 대부분 교수형”이라고 밝혔다. 사료에서 확인되지 않는 구전이 성지 개발의 방향을 흐트러뜨려 왔다는 지적이다. 이 신부는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현양하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자세가 없어지면 그 현양이 누구를 위한 현양이 될 것인지 모호하기만 할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은 결론이 아니라 여산 순교자들을 제대로 현양하기 위한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병구(비오) 가톨릭전주순교현양원 연구위원은 ‘여산지역 천주교 순교 터 고찰’ 발표에서 여산 소재지 일대 ‘진복팔단길’을 사료와 조사를 통해 검토했다. 진복팔단길은 여산성지성당에서 출발해 숲정이·뒷말·배다리·장터·기금 터·감옥 터·백 지사 터 등 일곱 순례지를 순례하는 길이다. 전 위원은 “그러나 ‘백 지사 터’와 ‘숲정이’를 제외하고는 진복팔단길을 안내하는 작은 표지만 있을 뿐 성지다운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교자 대부분이 옥에서 순교했다”며 “옥 터는 성지로서의 중요성이 매우 큰 만큼 정확한 위치 규명과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홍성덕 교수(전주대 역사콘텐츠학과)는 ‘여산 천주교 순교지 역사콘텐츠 구축 방향’ 주제 발표에서 “여산은 무진박해 때의 순교지, 순교의 다양성, 3명의 주교 배출이라는 위상이 있다”며 “그럼에도 인근 천호성지와 나바위성당을 잇는 경유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호-여산-나바위를 연결한 순례길 콘텐츠 확충으로 ‘천주교 순교 골든 트라이앵글 브랜드 구축’을 제안했다. 나바위성당은 천주교의 시작과 수용, 여산 순교지는 시련과 증거, 천호성지는 안식과 부활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비신자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 존엄과 치유’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울 것을 제안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시복 대상자 연구와 더불어 순교 행적을 밝히고 신앙인이 공경할 수 있도록 종교 문화적 의의 규명에 목적을 뒀다. 여산성지는 1868년 무진년 알려지지 않은 순교자들을 포함해 최소 4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순교지다. 박해 속에서도 교우들은 함께 기도하고 신앙을 나누며 공동체를 이어갔고, 1983년 10명의 유해를 발굴해 천호산 기슭에 안장했다. 여산숲정이순교성지는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25호로도 등록돼 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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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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