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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서 거행된 최초의 시복식… 20세기 베트남 순교 복자 첫 탄생

''쯔엉 브우 지엡'' 신부 시복식, 교황 특사 타글레 추기경 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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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순교한 베트남 사제 쯔엉 브우 지엡 신부를 복자로 선포하는 베트남 현지 첫 시복식이 7월 2일 껀터교구 탁사이 순례센터에서 교황 특사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껀터교구 페이스북 제공



베트남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현지에서 시복식이 거행됐다. 2일 껀터교구 탁사이 순례센터에서 쯔엉 브우 지엡(프란치스코 하비에르, 1897~1946) 신부가 순교 80년 만에 복자품에 올랐다. 탁사이본당 주임을 지낸 지엡 신부는 20세기 베트남 순교자로는 처음 시복된 인물로, 탁사이성당 경내에 그의 묘소가 마련돼 있다.
 

1897년 베트남 남서부 안장성 떤득의 가톨릭 농가에서 태어난 지엡 신부는 캄보디아 프놈펜 대신학교에서 수학한 뒤 1924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어 캄보디아 내 베트남인 공동체를 위해 사목하다가 1930년 베트남 탁사이본당 주임으로 부임했다. 그는 종교와 민족을 가리지 않고 사랑으로 가난한 이들과 노인, 병자와 어린이들을 돌봤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혼란한 정세 속에도 본당 공동체 신자들 곁에 머물며 신앙과 가난한 이들의 권리를 지키던 그는 1946년 3월 12일 패전 뒤에도 베트남에 남아있던 일본군 탈영병들에게 살해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4년 지엡 신부가 신앙에 대한 증오로 순교했다고 인정하는 교황청 시성부 교령을 승인했다.
 

시복식에는 신자 7만여 명이 참여해 장관을 이뤘다. 시복식은 교황 특사로 파견된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 추기경이 주례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껀터교구장 베드로 레 떤 러이 주교와 함께 지엡 신부의 시복을 선포하는 레오 14세 교황 교서를 낭독했다. 이어 박수 속에 새 복자의 대형 초상화가 공개됐다. 앞서 베트남 교회에서는 18~19세기 순교자 117위가 성인품에, 17세기 첫 순교자 안드레아 푸옌이 복자품에 올랐으나, 시복식과 시성식은 모두 로마에서 거행됐다.

 

1946년 순교한 베트남 사제 쯔엉 브우 지엡 신부를 복자로 선포하는 베트남 현지 첫 시복식이 7월 2일 껀터교구 탁사이 순례센터에서 교황 특사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껀터교구 페이스북 제공



타글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순교의 깊은 의미는 진리를 위해, 주님의 이름을 위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며 “순교자는 참으로 훌륭한 선교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는 반대에 직면할 때에도 언제나 기쁘고 온유하며, 선하고 용기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며 “지엡 신부는 사랑을 실천하고 진리를 증언하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았으며, 가난한 이들을 사랑했고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했다”고 말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또 “그는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까지 끌어안음으로써 하느님 사랑을 살아냈다”며 “특히 위험 속에서도 달아날 길을 찾기보다 양 떼와 함께 머물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된 순교자는 모든 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분별하도록 도와준다”며 “오늘날 세상은 진리를 증언할 용기를 지닌 사람들을 절실히 필요하며, 우리는 폭력과 증오·분열·선동·거짓을 위해 살아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시복식에는 베트남 상주 교황 대표 마렉 잘레프스키 대주교와 응우옌 반 년 추기경 등 베트남 주교단을 비롯해 태국 주교회의 의장 위라 아폰랏(방콕대교구장) 대주교, 라오스 비엔티안대목구장 아둔 홍사퐁 주교와 사제단 1600여 명이 공동집전했다.
 

전날 밤부터 베트남 전국에서 탁사이로 모인 신자들은 폭우 속에서도 밤샘기도를 봉헌하며 시복식을 준비했다. 순례센터 경내와 인근 도로는 새벽부터 순례자들로 가득 찼고, 불편한 날씨와 교통상황 속에도 새 복자의 탄생을 함께 기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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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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