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아시아 곳곳에서는 공식 성명과 환경 캠페인, 지속가능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침묵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세계는 파리협정이 제시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 1.5℃ 한계선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다 해도, 1.5℃를 넘어서는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이미 기온 상승, 홍수, 가뭄, 식량 불안, 극한 기상 현상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가 마주한 위험은 크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권을 품고 있으면서도,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는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환경적 책임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이 논의 속에서 종교 공동체가 충분히 가시적인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고르지 않다. 역내 여러 나라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면서도 여전히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석탄이 여전히 주요 전력 생산원이다. 천연가스는 석탄 의존을 줄이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환 연료로 여겨지곤 한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시작됐지만, 기후과학이 요구하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은 크게 낮아졌다. 더 큰 장애물은 인프라, 재원 조달, 정치적 우선순위, 그리고 서로 충돌하는 경제적 압박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경제적 결과뿐 아니라 도덕적 함의도 지닌다.
공동선 위한 교회 역할은 기술적 해법 제시 아니라
책임·연대·정의 문제에 바른 질문 던지도록 돕는 것
가톨릭교회는 환경 보호와 창조 질서 보전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목소리를 내온 공동체 가운데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기후위기를 생태적 위기이자 도덕적 위기로 바라보았다. 이 회칙은 환경 파괴를 가난, 불평등,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과 연결해 설명했다.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피조물 보호는 인간에 대한 돌봄과 분리될 수 없다.
기온 상승은 가난한 공동체에 불균형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극한 기상은 생계를 위협한다. 환경 파괴는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떠넘긴다. 이는 과학적·경제적 문제일 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다.
교회는 공동선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발언해 온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교회의 역할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결정은 정책 입안자, 과학자, 산업 전문가들의 몫이다.
교회의 기여는 다르다. 교회는 개발이 지속가능한지 물을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 환경 피해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는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가 서로 대립하는 목표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사회에 상기시킬 수 있다.
기후위기는 궁극적으로 책임과 연대, 정의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환경 파괴의 비용은 누가 감당하는가? 사회는 현재의 필요와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가?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희생이 정당하고 필요한가? 이는 종교 공동체가 고유하게 다룰 수 있는 도덕적 질문들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서 기후 행동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과제가 더 시급해졌다는 뜻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은 중요하다. 더 깨끗한 에너지에 투자하는 일도 중요하다. 기후 영향에 맞설 회복력을 강화하는 모든 노력 역시 중요하다.
도덕적 리더십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세계 환경의 날은 단순한 연례 기념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날은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으며,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교회는 이미 피조물 보호의 당위성을 받아들여 왔다. 다음 단계는 개발, 에너지, 기후 회복력에 관한 공적 논의 속으로 그 메시지를 더 가시적으로 가져가는 일일 것이다.
정부들이 갈수록 어려운 기후 관련 결정을 마주하는 가운데, 종교 공동체가 모든 해답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올바른 질문이 계속 제기되도록 도울 수는 있다. 세계는 어쩌면 1.5℃ 목표를 넘어서는 길로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초과 폭이 얼마나 커질지는 기술과 정책뿐 아니라, 공적 결정을 이끄는 도덕적 리더십에 달려 있다.

글_조셉 마실라마니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언론인이다. 40여 년 넘게 다양한 언론사에서 일하며 사회와 경제, 정치를 비롯해 종교 분야에 관한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