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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프란치스칸은 화폐 사용을 거부했는가”

국내외 연구자들, 다양한 관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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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7월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제27차 프란치스칸 영성 학술발표회 셋째 날 작은형제회 신우창 신부가 발제하고 있다.작은형제회 제공


제27차 프란치스칸 영성 학술발표회가 6월 29일~7월 1일 사흘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발표회는 ‘복음적 삶’을 주제로 국내외 프란치스칸 연구자들이 프란치스칸 영성의 핵심인 복음적 권고와 카리스마를 신학적·성경적·역사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자리였다.

첫째 날 미국 성보나벤투라 대학교의 마이클 F. 쿠사토(Michael F. Cusato, 작은형제회) 신부는 ‘서원인가, 카리스마인가? 프란치스칸 삶 이해의 출발점’ 주제 발표를 통해 “프란치스칸 소명의 중심은 모든 수도자에게 공통으로 부여된 청빈·정결·순명의 서원이 아니라 프란치스코와 그 동료들이 함께 나눴던 고유한 카리스마에 있다”면서 “프란치스칸 영성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며, 그 삶 안에서 청빈·정결·순명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쿠사토 신부는 「인준받지 않은 수도규칙」을 분석하며 ‘작음(minoritas)’이야말로 프란치스칸 카리스마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와 초기 형제들이 스스로를 단순히 ‘가난한 형제들’이 아니라 ‘작은형제들(Friars Minor)’이라 부른 것은 사회의 가장 낮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복음적 선택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이때 가난은 목적이 아니라 작은 이들과 함께하는 삶의 결과”라며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프란치스칸 정신의 본질”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아울러 “초기 프란치스칸 공동체가 화폐 사용을 거부하고 노동과 탁발을 선택한 것은 금욕주의가 아니라, 화폐 가치를 조작해 서민을 착취하던 당시 경제 질서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연대의 실천이었다”고 설명했다.

권웅용(작은형제회) 신부는 이어진 논평에서 ‘카리스마’와 ‘서원’이 단순한 선후 관계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연결된 두 차원이라는 점을 짚었다. 권 신부는 “쿠사토 신부의 논지를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카리스마와 서원, 작음과 가난의 관계를 보다 상호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카리스마 없는 서원은 형식주의에 머물 수 있고, 서원 없는 카리스마는 개인적 영감에 머물 위험이 있다”고 했다.

둘째 날 발표에서는 복음삼덕의 성경적 토대와 현대적 의미를 조명했다. 이용호(작은형제회) 신부는 아시시 성프란치스코 대성당의 프란치스코 알레고리를 통해 청빈·정결·순명의 상징성을 해석했고, 김미정(사도 성 안드레아 수녀회) 수녀는 “시노달리타스 시대에 평신도 역시 복음적 권고를 자신의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영선(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수녀는 복음삼덕의 성경적 기초를 중심으로 프란치스칸 영성이 성경 안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 설명했다.

청빈과 정결, 순명의 세 서원을 각기 다른 시각에서 되짚은 셋째 날에는 신우창(작은형제회) 신부가 성녀 클라라의 가난을 통해 복음적 청빈의 의미를 재조명했고, 박성호(작은형제회) 신부는 보나벤투라와 올리비의 사상을 비교하며 프란치스칸 정체성과 가난의 의미를 분석했다. 최성욱(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 운영본부장) 신부는 현대 성 윤리의 관점에서 정결의 의미를 해석했고, 오수록(작은형제회) 수사는 성 프란치스코의 순명과 다산 정약용의 효 사상을 비교해 동서양의 윤리 전통을 연결했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단순히 수도자의 서원으로 이해하는 데 머물지 않고, 복음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과 연결했다. 참가자들은 프란치스칸 카리스마의 본질이 ‘작은 이들과 함께하는 복음적 삶’임을 재확인하며, 오늘날 교회와 사회 안에서 복음의 가치가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성찰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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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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