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22년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참사 이후 서울시는 반지하 안전시설을 확대하고 단계적인 반지하 퇴출을 추진해 왔는데요.
하지만 올해 장마가 시작되면서 반지하를 둘러싼 침수 위험과 안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장마철 침수 피해.
2022년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폭우로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면서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4년 전 침수 참사가 발생했던 신림동 인근 주택가입니다.
올해도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반지하 주택의 침수 위험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반지하 주택 창문 곳곳에는 빗물 유입을 막는 물막이판이 설치돼있고, 빗물의 흐름을 돌리는 모래주머니 등이 거리에 마련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물막이판이 필요한 반지하 주택의 77에 설치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물막이판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창규 /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거주민>
"(빗물받이는) 별로 소용없지. 이 밑에서 막 (물이) 올라오니까."
실제로 상습침수구역인 관악구는 지대가 낮아 내부에서 물이 솟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안형준 /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물이) 가장 낮은 곳으로 가기 때문에 상부에는 물이 역류되지 않지만 하부가 낮은 데는 내려가지 않고 역류되는 거죠. 이물질이라든지 배관 설계가 잘못됐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역류가 되는 거거든요."
서울시는 내부 역류를 막기 위해 물막이판 이외에 역류방지시설도 필요시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안전장비 설치는 집주인 판단에 맡겨진 탓에, 현장에선 설치가 안 된 곳들도 눈에 띕니다.
서울시는 2022년 참사 이후 반지하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전면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장>
"(침수위험지역) 거기는 진짜로 반지하에 살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일부라도. 서울 전체 반지하가 지금 24만 가구가 넘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두에 대해서 이런 정책을 펼 수는 없잖아요."
서울시는 관악구 등 침수에 취약한 지역을 우선매입 대상으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매입 속도는 여전히 더딥니다.
서울시 반지하 주택이 있는 건물은 약 18만 동이 넘지만, 올해 6월까지 매입된 건물은 419동으로 전체의 0.2 수준에 불과합니다.
관악구는 자치구 가운데 매입 건수가 가장 많지만, 이마저도 140여 동에 그칩니다.
더딘 반지하 대책 속에 다시 찾아온 장마.
주민들은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