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7일 서울남부교도소 대강당에서 거행된 견진성사에서 한 견진자의 이마에 성유를 바르고 있다
7일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서울대교구 보좌 구요비 주교 주례로 견진성사가 거행됐다. 이날 미사에 참여한 한 수형자가 기도손을 하고 있다.
“마귀의 모든 행실과 마귀의 모든 유혹을 끊어 버립니까?” “네, 끊어버립니다!”
수형자들의 힘찬 응답이 교정시설 강당에 울려 퍼졌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7일 서울남부교도소를 방문해 수형자들에게 견진성사를 베풀고, 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이날 교도소 대강당에서는 수형자 12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이들은 잘못된 선택으로 뉘우침의 삶을 살고 있지만, 하느님 앞에 같은 자녀로서 성숙한 신앙인이 되고자 다짐했다. 서울남부교도소에서의 견진성사는 2023년 6월 고 유경촌 주교가 방문해 집전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거행됐다.
구 주교는 훈시를 통해 “교정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자유에 많은 제한이 있겠지만, 진정한 자유는 하느님과 이웃을 서로 사랑하라는 진리를 깨달으면서 얻을 수 있다”며 “이 시간을 통해 여러분이 하느님 자녀로서 올곧고 바르게 살아갈 은총과 용기,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그분 마음에 드는 자녀로 거듭나길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견진자들의 이마에 축성 성유를 바르며 성령의 은총과 평화를 청했다. 교도소 인근에 있는 서울 오류동본당 신자 7명은 수형자들의 대부가 되어 그들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거룩한 성사에 함께했다.
견진성사를 받은 한 수형자는 “아주 오랜만에 많은 분께 축하를 받았다”며 “이 축하만으로도 감사하고 벅찬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다른 수형자도 “멀게만 느껴졌던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서 사실 나의 가장 가까운 일상에 함께하셨음을 깨달았다”며 “더 나은 하느님 자녀로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견진성사를 지켜본 교도소 사회복귀과 임용호 교위는 “수형자가 어떤 죄를 지었든 종교 집회에서는 그런 것을 묻지 않고 한 사람의 신앙인이 된다”며 “이 시간만큼은 수형자들이 조금의 위안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 서울대교구 보좌 구요비 주교가 7일 서울남부교도소의 소년수형자 교육기관 '만델라소년학교'를 방문해, 소년수형자들의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구 주교는 견진성사에 앞서 교도소장과 면담하고 작업장과 독거실 등 현장도 둘러봤다. 또 국내 유일의 소년수형자 교육기관인 ‘만델라소년학교’도 방문했다. 구 주교는 소년수형자 30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지금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에 공부도 하고 기술도 열심히 배우면서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들을 위해 준비한 햄버거를 선물했다.
정진우 교도소장은 “신부님들이 와주시고, 소년수형자들과의 만남 또한 인성교육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며 “죄에 대한 책임은 지더라도 앞으로 사회를 이끌 세대이기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재기의 기회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