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원목자협회는 6월 18일 제11회 정기총회에서 표준화한 원목 활동의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원목 매뉴얼’을 처음 제정해 봉헌했다.(본지 제1866호 7월 5일 자 보도) 이번에 봉헌한 원목 매뉴얼은 2016년 6월 9일 설립된 원목자협회가 설립 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 11월부터 추진해온 사업의 결과다.
시대적인 식별을 통한 원목 표준화
오늘날 보건의료현장은 AI의 발전과 함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인간 본질에 대한 회귀와 함께 전인적인 돌봄과 치유의 의미가 중요시되고 있다. 원목 매뉴얼은 병자 사목을 통해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이어가는 원목자협회의 정체성을 표방하고, 체계화된 양성과정을 명시하며, 환자 및 교직원들에 대한 소속 원목자들의 활동이 다양성 안에 일치를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원목 현장의 필요에 대한 응답
가톨릭 원목자들은 사전 준비 없이 병원 소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소임 기간도 3~5년으로 전문성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처음 병원 소임을 받은 원목자들은 낯선 병원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원목 매뉴얼은 이러한 원목 소임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가톨릭 원목자들의 활동을 돕기 위한 세부 지침 안내서로 제작되었다.
매뉴얼 구성의 의미
매뉴얼은 총칙·환자 돌봄·교직원 돌봄·원목자 교육·기타 등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총칙은 매뉴얼의 목적과 주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다루고, 전인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영적 돌봄의 근거와 실천원리를 원목자협회에서 재해석한 내용이다. 영적 돌봄은 원목자 주도가 아니라 돌봄의 주체인 환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환자를 질병이 아닌 온전한 인격체로 바라보고, 돌봄에 있어 원목자의 전문적 한계를 인식해 타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원목자는 고통에 처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의 영적 여정에 동반하며, 환자의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존중해야 한다.
환자 돌봄은 ‘영적 돌봄’과 ‘성사적 돌봄’으로 구성된다. ‘영적 돌봄’의 바탕은 인간 존엄성으로서 종교를 초월한 전인적인 돌봄을 표방한다. 따라서 보편적인 돌봄을 할 수 있도록 환자 방문 시 대화와 기도의 방법, 감염관리 차원의 주의할 점을 다루었다. 특별히 ‘영적 돌봄 과정’ 지침은 전인 치유의 일원인 원목자가 의료진과 협력해 환자의 영적 요구를 식별하고 그에 알맞은 돌봄을 하는 일련의 체계적인 과정을 정립한 것이다.
‘성사적 돌봄’은 교회의 치유행위를 계승하는 가톨릭 원목자의 고유한 영역이다. 병원 현장에서 이뤄지는 전례와 성사의 지침, 특별히 임종 및 장례, 사별가족 돌봄의 여러 상황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세부 지침을 안내한다.
교직원 돌봄은 의료 현장에서 반복되는 긴장, 소진의 경험 속에 있는 의료진 및 직원이 가톨릭교회의 영성과 윤리를 바탕으로 생명의 봉사자가 되도록 전례 및 성사,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영적 성장을 동반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원목자 교육은 가톨릭 원목자로서의 정체성 함양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규 교육 과정을 소개한다. 원목자 기초교육과정 및 심화교육과정, 대학원 보건사목 전공과정에 이르는 교육 체계를 다루었다. 기타 파트의 경우 가톨릭 병원에서는 원목의 질적 관리 및 성과지표 내용을 다루고, 일반 병원에서는 원목실에서 봉사자 관리를 병행하고 있으므로 원목 봉사자 돌봄의 구체적인 지침 내용을 담았다.
이번 매뉴얼은 가톨릭교회의 병원사목 표준화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