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 언급한 ''진밍리 목사'' 석방
중국 당국에 억류됐던 조선족 목사 진밍리(에즈라 진, 김명일) 목사가 9개월 만에 석방됐다. 진 목사는 베이징 시온교회를 이끌었던 인물로, 중국 내 대표적 지하교회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개신교계 매체 비터 윈터 등에 따르면, 진 목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진 목사의 측근 장 볼리 목사는 이 매체에 “진 목사는 미국 송환이 될 줄 몰랐다고 한다”며 “한밤중에 교도소 간수들이 그를 데려갔고, 진 목사는 다른 교도소로 이송되는 줄 알았지만, 여권을 건네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진 목사는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중국 공안은 이 당시 비공인 그리스도교 교단과 지하교회를 대상으로 대대적 단속을 벌였다. 베이징 시온교회는 신자 수가 1000명이 넘는 등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지하교회로 꼽혔다. 중국 당국은 진 목사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을 ‘불법 경영’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진 목사가 석방돼 미국에 도착한 날은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이기도 했다. 이번 석방 뒤에는 미국과 중국 정상 간 직접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진 목사 구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조치는 미중 정상 간 논의 후 이뤄진 인도주의적 조치로,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중국의 유화적 제스처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종교인이 석방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형을 받고 투옥 중인 전 홍콩 빈과일보 대표 지미 라이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 전 대표는 가톨릭 언론인이자 활동가로 지난해 12월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올 초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라이 전 대표의 혐의는 외세와 결탁한 국가보안법 위반이다. 법정형이 확정된 것이기에 미결수였던 진 목사 사례처럼 석방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정상회담 후 인터뷰에서 “라이 전 대표 문제도 시 주석에게 언급했지만, 그를 풀어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