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하느님, 이렇게 키우면 될까요?」 출간

“놀이방 같은 유아실에서 장난치고 떠드는 아이들을 돌보며 복음 말씀과 강론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전에서 미사 드리고 싶다고 청했지만 결국 봉사자에게 이끌려 유아실로 쫓겨나듯 옮겨갔습니다. 어느 날은 유아실에서도 아이들 좀 조용히 시키라고 하더군요. 성당은 ‘노 키즈 존인가’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원장 김민수 신부, 이하 한가문연)이 최근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 32명의 신앙 교육 체험담을 묶은 책 「하느님, 이렇게 키우면 될까요?」(바오출판사)를 펴냈다. 서울·대구대교구, 의정부·인천·수원·대전교구, 로마 한인성당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학부모들이 자신의 본당과 이름을 밝히고 쓴 기록이다.
책은 아이를 데리고 미사에 참여하며 겪은 기쁨과 좌절, 유아실의 답답함, 따가운 시선과 비자발적 냉담의 위기를 가감 없이 담았다. 한 부모는 “그동안 교회에서 보기 어려웠던 영유아를 둔 청년 부모들은 투명 인간처럼 홀대받으며 ‘상처받은 이웃’으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아이에게 묵주를 쥐여주고 자장가 대신 성가를 불러주며 일상 속에서 신앙을 이어갔다. 그 이야기들이 32편의 글에 고스란히 담겼다.
한가문연은 그동안 세미나와 간담회를 잇달아 열며 한국 교회 안에서 영유아 신앙 교육의 필요성과 확산 방안을 논의해왔다. 부모들의 경험을 교회와 나누는 것이 영유아 신앙 교육의 현실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사목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 전국 부모들의 체험담을 수집했다.
한가문연은 한국 교회 주일미사 참여율이 15.1에 그치는 현실 속에서도 0∼4세 세례자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영유아 신앙 교육이 교회의 미래를 좌우할 과제라고 짚는다. 그동안 첫영성체 이후에 집중돼 온 신앙 교육 관행에서 벗어나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신앙 교육의 중요성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들의 글은 저출생과 탈종교화, 신앙 전수 단절이라는 위기 속에서 ‘비자발적 냉담’으로 내몰리는 청년 부모들의 현실을 교회가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호소와 같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 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목소리라는 평가다.
김민수 신부는 서문에서 “지금은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영유아 신앙 교육에 주목해야 할 결정적 순간, 곧 카이로스의 시기”라고 밝혔다.
공동 저자 정준교(스테파노) 다음세대살림연구소장은 “이 책은 한국 교회 최초의 영유아 신앙 교육 길잡이”라며 “부모들이 어렵게 기록한 경험담이 한국 교회의 영유아 신앙 교육과 영유아 사목을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