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종합] 프랑스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법안이 7월 15일 하원 최종 표결에서 통과됐다.
지난 3년여 동안 프랑스 사회는 의사 조력 자살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을 거듭해 왔다. 프랑스교회는 인간 존엄성과 생명의 절대성을 근거로 앞장서 반대 목소리를 내 왔지만 찬성 291표, 반대 241표로 최종 가결됐다. 프랑스교회에서는 의사 조력 자살 법안에 찬성한 가톨릭 신자 의원에게 영성체를 허락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욘교구장 마르크 아예 주교는 하원 최종 표결을 앞두고 프랑스교회 대표 주간지 ‘프랑스 카톨리크’와의 인터뷰에서 “의사 조력 자살 법안에 찬성하는 가톨릭 신자 의원들은 더 이상 영성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 생활에 참여하는 가톨릭 신자는 안락사와 의사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교회의 일관된 가르침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간의 삶 전체와 관련되기 때문에 모든 의원은 자신의 행위가 자신이 고백하는 신앙에 부합하는지 양심에 따라 성찰해야 한다”며 “교회의 도덕적 가르침에 중대하게 어긋나는 법안에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는 행위는 교회의 일관성에 실질적인 문제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아예 주교는 “의원들이 이러한 불일치를 인식하고 있다면 영성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교회 일부 주교들이 이미 그렇게 했듯 교회는 이 사실을 의원들에게 일깨울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회가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명 종식을 선택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상원은 7월 7일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4표, 반대 169표, 기권 11표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헌법 제25조에 의하면, 상하 양원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하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원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최종 표결로 합법화함으로써 의사나 간호사가 치명적 약물을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환자 스스로가 직접 투여하는 행위가 가능해졌다.
법안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는 성인 가운데 중대하고 치유할 수 없는 질환이 진행 중이거나 말기에 이르렀으며, 치료로 완화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전 과정에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이들은 의사 조력 자살을 요청할 수 있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법안이 처음 논의될 때부터 반대해 왔다. 2025년 5월 하원의 첫 표결 이후 공식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올해 2월에도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한 전국 본당 신자들에게 6월 21일부터 9일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