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스위스 에콘 본부에서 자체 주교 서품식을 강행하고 있다. OSV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 4명을 자체 서품해 지난 2일 가톨릭교회로부터 자동 파문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SSPX)’가 교황청 신앙교리부에 1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교황청은 성 비오 10세회에 내려진 자동 파문 조치는 지속한다고 명백히 밝혔다.
성 비오 10세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우리 단체가 항소장을 낸 것은 교회 권위에 대한 존중과 정의·진리·교회 이익을 준수한 것이며, 행정 조치로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이 시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교회 일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소는 상소를 제기하기 전 요구되는 사전 절차”라며 “교회법 제1353조에 따라 판결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교회법 1353조는 교회의 사법 판결, 형벌 부과 혹은 교황령에 대한 항소나 이의를 제기할 경우 효력 정지 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성 비오 10세회가 교회법 1353조를 잘못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회는 자체 주교 서품 자체가 중죄인 이교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한다. 주교를 무단으로 서품한 행위 자체가 취소되거나 그 행위에 대한 영적 단절 상태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성 비오 10세회가 저지른 행위 자체로 자동 파문이 즉각 성립되기에, 서류상 이의를 제기했다고 해서 효력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주교회의를 비롯한 각국 교회는 “성 비오 10세회 사제들은 가톨릭교회를 떠나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이라며 “파문 상태가 유지 중이니 이들의 성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성 비오 10세회는 파문 이후 지금도 자체 전례를 유지 중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예수회 아메리카 매거진 등에 따르면 성 비오 10세회는 미국 내 최대 규모를 유지 중인 캔자스주 세인트메리스를 중심으로 전례를 거행 중이며, 교황청에 대한 반발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비오 10세회 미국지부 제임스 보겔 홍보책임자는 “항소 제기는 우리가 교회의 충실한 아들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