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교회, 분열된 세상 잇는 공동 식별 26일까지 진행
아시아 교회가 전쟁과 폭력, 종교·문화 갈등으로 갈라진 세상에 대화와 화해의 ”다리를 놓기 위한 공동 식별에 나섰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는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물리아 호텔에서 ‘시노드적 회심을 향한 소명과 아시아 가교로서의 사명’(The Call to Synodal Conversion and the Mission of Being Bridges and Bridge-Builders in Asia)을 주제로 제12차 정기총회를 개막했다. 26일까지 열리는 총회에는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를 비롯해 아프리카·유럽·남미·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 대륙 교회를 대표하는 추기경·주교·사제·수도자·평신도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로가 처한 현실은 다르지만 ‘시노달리타스’가 분열된 세계를 화해로 이끄는 교회의 삶이 방식이 돼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레오 14세 교황 특사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개막 미사 강론에서 “시노달리타스는 교회가 세상을 향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의 사명은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교회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화해를 촉진하며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면서 “아시아 교회가 대화와 화해, 형제애를 통해 평화의 건설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막 미사 전례는 아시아 교회의 ‘다양성 안의 일치’를 드러냈다. 니아스·바탁·미낭카바우 공동체 신자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주교단을 맞았고, 보편지향기도는 인도네시아 여러 민족 언어와 중국어로 봉헌됐다. 한국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비롯해 인도·일본·필리핀·미얀마·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 성인들의 호칭 기도도 바쳐졌다.
FABC 의장 필리페 네리 페라오 추기경은 기조 연설에서 “우리는 단지 아시아 교회의 미래를 논의하려고 모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바라시는 뜻을 찾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가 모든 교구와 본당, 수도 공동체와 가정의 삶의 방식으로 뿌리내려야 한다”며 “총회의 결실은 최종 문서보다 참가자들이 성령께 더욱 귀 기울이며 ‘다리를 놓는 이’로서 지역 교회에 돌아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총회 참가자들은 22일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추기경의 영성 강의를 듣고 조별로 모여 성령 안의 대화를 나눴다. 타글레 추기경은 총회 주제인 ‘시노달리타스’와 ‘다리 놓기'에 관해 강의하며 “그리스도인들은 ‘다리’가 되기 이전에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이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걷는 다는 것(시노달리타스)은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거나 때론 더는 걸을 수 없는 이들 곁에서 머무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기 총회에서는 FABC 역사상 최초로 ‘전자 투표' 시스템이 도입됐다. 투표권을 지닌 주교들은 구글 설문지와 QR 코드를 활용해 제12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 및 메시지 작성에 참여할 주교들을 선출했다. FABC 제12차 정기 총회는 26일 자카르타 주교좌성당에서 폐막 미사를 봉헌하며 막을 내린다. 이때 주교단은 아시아 지역 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도록 돕는 최종 문서와 아시아 교회에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정신철·손삼석·손희송 주교가 한국 주교회의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정순택 대주교·이성효·곽진상 주교도 함께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정기총회 기간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소개했다. 총회 주요 일정은 라디오 베리타스 아시아(RVA)와 인도네시아 주교회의(KWI)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