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교회와 협의 없이 추진… 성직자 역할 재검토해야"
스위스 연방정부가 성직자에 대한 군 복무 면제 제도를 6월 1일부로 전격 폐지했다. 그러나 스위스 교회는 “정부는 우리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반발했다.
스위스 주교회의는 21일 이와 관련한 본지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스위스 그리스도 가톨릭교회, 자유교회 연합, 스위스 개신교 연합과 함께 스위스 연방 평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성직자의 공직 면제 폐지 법안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주교회의에 따르면 제도 변화로 영향을 받는 34세 이하 스위스 내 신부는 10명가량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스위스 연방 군사법 개정에 따라 지난 6월 1일부터 성직자의 군 면제 제도를 폐지했다. 신체 건강한 모든 남성은 8개월 간의 의무복무를 져왔는데, 그간 스위스 내 성직자는 이 의무복무를 면제받아왔다. 스위스 군 당국은 종교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들자, 비상사태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성직자의 역할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있어 스위스 교회는 연방 정부가 교회와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스위스 주교회의는 “(성직자 군 입대는) 위기사태 시 성직자의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공청회 과정에서 교회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면서 “나아가 비상사태 시 성직자가 더 이상 없어서는 안 될 인력이 아니라는 정부의 평가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스위스 그리스도교 지도부는 스위스 연방정부에 의견 수렴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종교계와 갈등에 대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위스 주교회의는 “현재 연방평의회의 답변을 기다린 뒤 적절한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