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메주고리예 순례지에 세워진 성모상이 검은 페인트로 뒤덮인 상태로 훼손되었다. OSV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메주고리예 순례지의 성모상이 페인트로 뒤덮여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계 매체들에 따르면, 7월 28일 메주고리예 순례지에 세워진 성모상의 얼굴과 가슴 등이 검은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발견됐다. 조각상 받침대에는 영어로 ‘치마를 입은 악마’(Devil in a skirt)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졌다. 인근 푸른 십자가 근처 다른 성모상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훼손됐고, ‘악마’(EVIL)라고 썼다.
현장 주변에는 폴란드어로 적힌 현수막도 발견됐다. 메주고리예 성모 발현을 주장해온 6명의 이름과 함께 “이들은 사기꾼이며 내게 증거가 있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성모상 훼손 신고가 접수된 지 30분 후인 오전 5시께엔 성 야고보 성당 뒤편 야외 제단에서 불길이 치솟는 방화사건도 발생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제단 주변에 인화성 물질을 붓고 불을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긴급 출동한 소방대가 초기 진화했지만, 야외 제단 바닥과 좌석 일부 등이 훼손됐다.
보스니아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수사에 착수해 폴란드 국적 30대 남성 바르트워미에이 브워지미에시 크라코비아크씨를 붙잡았다. 용의자는 도주 및 재범 우려로 1개월 구금 판정을 받고 수감됐으며, 기소된 뒤 재판에 넘겨지면 보스니아법에 따라 징역 6개월~5년에 처해질 수 있다.
폴란드 매체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7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위로를 얻고자 메주고리예로 순례를 떠났던 적이 있다. 당시 경험을 공개적으로 나누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매년 젊은이 5만 명 이상이 모이는 메주고리예 국제 청년 축제를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순례지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성모상을 곧바로 복구했다. 성 야고보 본당 측은 “지난 40년간 성모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분노가 아닌 용서로 화답하자”고 당부했다.
메주고리예는 1981년 아이 여섯 명이 성모 발현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진 곳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순례한다. 교회가 메주고리예 성모 발현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9월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이곳 성모님에 대한 공경은 승인하고, 신자들의 순례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