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10주년 심포지엄 열려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10주년을 맞아 부활의 첫 증인이자 ‘사도들을 위한 사도’인 성녀의 의미를 오늘날 교회와 사회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7월 22일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예수님과 여성을 공부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예여공)이 주최하고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우리신학연구소가 주관한 ‘소외의 시대, 새롭게 만나는 마리아 막달레나’ 주제 심포지엄이다.
이현숙(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수녀는 기조 강연 ‘새롭게 만나는 마리아 막달레나’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여성 이전에 한 인간이며 그리스도인’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수녀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오랫동안 ‘회개한 창녀’로 잘못 기억됐지만, 복음서는 그를 예수의 선교 여정에 참여하고 십자가 곁을 지키며 부활을 증언한 제자로 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리아 막달레나의 힘을 예수와의 인격적 관계에서 형성된 ‘다정한 주체성’으로 표현하며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회복해야 할 사랑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미국 홀리네임즈대 명예교수) 수녀는 외경 ‘마리아 복음서’를 토대로 초기 그리스도교 안에 존재했던 ‘마리아 공동체’를 복원했다. 박 수녀는 “이 공동체는 행정적 지위보다 영적 깊이와 돌봄에서 나오는 권위를 중시하고, 수직적 통제보다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추구한 공동체로 해석된다”며 “그리스도와의 친교에서 흘러나온 사랑으로 다른 이들을 품고,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예언직·사제직·왕직이 실현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미영(발비나) 우리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초세기 교회 안에서 여성 리더십이 지워져 온 과정을 짚었다. 이 연구원은 2016년 축일 승격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한 시노달리타스 정신의 상징적 결실이며,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 첫머리에도 마리아 막달레나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또 성매매 경험 여성들과 함께해온 ‘막달레나공동체’를 생명을 품는 ‘갯벌’이자 상처 입은 이들과 함께하는 ‘야전병원’에 비유하며 “마리아 막달레나의 리더십은 권력을 소유하는 능력이 아니라 소외된 이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 생명을 일으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아(마리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막달레나 복권 서사에 담긴 또 다른 함정을 지적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창녀가 아니었다’는 역사적 교정은 필요하지만, 그 말이 ‘그러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는 논리로 이어질 경우 성매매 여성을 다시 ‘자격 없는 사람’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은총은 자격에 대한 보상과 무관하게 주어진다”며 “빈곤과 이주, 성노동의 현실 속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막달레나 영성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여성 사제직과 여성신학 교육, 교회 내 성폭력 대응, 가부장제 안에서 고통받는 남성의 문제 등이 논의됐다. 발표자들은 여성의 리더십을 남성과 경쟁하는 권력으로 이해하기보다, 교회 안에서 배제된 목소리를 듣고 책임과 권한을 함께 나누는 제자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기억하는 일은 오늘날 교회가 누구의 증언을 듣고 누구와 함께 걸을 것인지를 묻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