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순택 대주교·안동 권혁주 주교 담화 발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순택 대주교는 성모 승천 대축일(15일)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은 개인의 생명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관계를 치유하는 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인공지능(AI) 시대 약자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분열과 대립을 넘어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어 가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9)란 주제 메시지에서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 사람의 가치를 능력과 효율만으로 재단하려는 유혹도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하느님께서 성모님 안에서 이루신 큰일은 인간의 존엄이 능력이나 성과로 환원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언급하며 “AI를 비롯한 과학기술이 삶을 크게 바꾸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만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존엄과 공동선에 어떻게 이바지해야 하는지’도 물어야 한다”며 “기술이 약한 이들을 돕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게 하는 데 쓰이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 대주교는 또 광복절을 맞아 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을 기억하고 “하루빨리 남과 북이 대화의 장에서 서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청년들이 성모님처럼 하느님 말씀을 믿고 희망과 화해와 평화의 일꾼으로 살아가도록 마음을 모아 동행하자고 요청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도 성모 승천 대축일(15일)을 맞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평화를 갈망하며 목말라하는 긴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평화를 위한 기도와 노력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권 주교는 ‘평화의 모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란 주제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 한반도 긴장 관계를 언급하며 “서로 편 가르며 대립하고 갈등하는 적대 문화가 득세하면서 함께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세상은 더욱 요원하게만 보인다”고 우려했다.
권 주교는 평화를 이루는 구체적 실천으로 모든 사람을 조건 없이 포용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는 일, 화해와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일, 폭력과 테러와 전쟁을 멈추게 하는 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제시했다. 아울러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섬기고, 어렵게 사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며, 병든 이를 돌보고 슬퍼하는 이를 위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피조물 보호와 생태적 회심, 이상기후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도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