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분석 결과… 책임·독립성 강조하는 양육, 불안 유발
아이의 독립성을 우선하는 시대의 문화적 변화가 아동과 청소년의 불안장애 발생을 더 높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해소하는 데 공동체성을 가르치는 신앙생활이 도움될 수 있다는 제언이다.
독일 보훔루흐대학교 정신건강연구 및 치료센터 소속 레오나드 콘스탄틴 쿨리쉬 연구팀은 ‘문화적 변화와 아동과 청소년의 불안 분석’ 논문을 발간하고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논문은 1989~2022년 70개국의 세계 가치관 조사(WVS)와 세계질병부담연구(GBD)를 바탕으로 부모의 사회화 목표의 변화에 따른 아동과 청소년의 불안장애 발생률을 분석했다. 국가당 2400명~4만 230명(평균 1만 4336명)의 응답을 취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부모들은 아이에게 ‘책임감’(70)과 ‘타인에 대한 관용·존중’(69)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개인의 책임과 독립성을 우선하는 양육이 아이들의 불안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WEIRD’(서양, 교육받은, 산업화된, 부유한, 민주적인 뜻의 영어 앞글자) 국가일수록 아동과 청소년 불안장애가 높았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0~19세 인구 10만 명당 불안장애 발생 건수는 평균 649.72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립심 훈육(90)이 강조되는 노르웨이는 10만 명당 1157.88건으로 가장 높은 반면, 그렇지 않은 카자흐스탄은 301.63건에 머물렀다. WEIRD 국가인 미국·호주·포르투갈·브라질 등 소득 수준이 높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불안장애 발생 빈도도 잦았다.
연구팀은 신앙이 불안장애 감소와 연관이 있다고 짚었다. 1998~2000년 사이 미국에서 태어난 다양한 배경의 아동 4898명의 3~15세 추적관찰 결과, 아이가 3세 무렵 측정한 어머니의 종교적 성향이 아이가 15세 청소년으로 성장했을 때 불안 증세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연구팀은 “모든 국가의 데이터 표본이 충분치 않아 전 국가의 분석은 불가능했다”며 “향후 국가별 영향을 테스트해야 한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연구팀 책임자 쿨리쉬 교수는 “이는 종교가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안겨주고 삶의 방향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가톨릭대 사회학과 브랜든 바이디아나탄 교수는 교계 매체 EWTN에 “종교적 규범은 아동과 청소년 불안 문제에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개인 차원보다 공동체적 차원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