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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박해가 맺은 우정, 160년 만에 전시로 부활

대구가대서 11월 27일까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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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 신부 후손들로부터 유품을 기증받은 안동교구 정도영 신부(왼쪽)가 대구가톨릭대학교 박물관 채창권 학예실장 등과 함께 박물관 특별전 ‘조선을 사랑한 이방인, 기억되다 - 박해가 맺어준 프랑스 신부와 조선 신자의 우정’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1866년 병인박해가 맺어준 프랑스 선교사와 조선 신자의 특별한 우정이 전시로 되살아난다. 박상근(마티아) 복자와 칼레(Calais) 신부가 국적과 신분을 넘어 나눈 인연을 조명하는 특별전 ‘조선을 사랑한 이방인, 기억되다 - 박해가 맺어준 프랑스 신부와 조선 신자의 우정’이 11월 27일까지 경북 경산 대구가톨릭대학교 박물관 2층 김조자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8월 31일 오후 2시 거행된다.

1833년 프랑스 크리옹에서 태어난 칼레 신부는 해외 선교의 뜻을 품고 1858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다. 1860년 사제품을 받고 조선으로 파견돼 이듬해 입국해 경기도 남부를 시작으로 충청도와 경상도 북부에서 활동했다.

 
칼레 신부가 낭시교구 대신학생 시절이던 1858년 고향 크리옹에 있는 형 도미니크에게 선물로 보낸 묵주.


칼레 신부는 오늘날 안동교구 관할인 경북 문경에서 사목하던 중 병인박해가 터지자 한실 교우촌에 피신했다. 하지만 이곳마저 위험해지자 마침 좁쌀을 사러 온 문경 아전 박상근을 만나 그의 집으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은신 사실이 발각되면서 다시 한실로 피신하기 위해 백화산을 넘게 됐다. 박상근이 함께 길을 나섰지만, 도중에 탈진하면서 더는 동행할 수 없게 됐고,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작별했다.

이후 조선을 빠져나간 칼레 신부는 만주에 머물며 재입국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건강 악화로 프랑스로 돌아가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회)에 입회했고, 평생 조선을 위해 기도하다 1884년 선종했다. 박상근은 병인박해가 이어지던 1867년 배교를 거부하다 상주 진영 옥에서 30세로 순교했다. 안동교구 제2주보인 그의 무덤이 자리한 교구 마원성지에는 두 사람의 우정을 기리는 동상도 세워져 있다.

 
칼레 신부가 프랑스에서 착용하던 라바(프랑스식 성직자용 목깃).


이번 전시는 특별히 마원성지 담당 정도영 신부가 프랑스에서 만난 칼레 신부의 형 도미니크의 후손들로부터 기증받은 유품들을 선보인다. △칼레 신부가 1856년 낭시교구 신학생 시절부터 선종 전해인 1883년까지 고향 크리옹으로 보낸 편지 △생전 착용한 라바(Rabat, 프랑스식 성직자용 목깃) 조각 △1858년 형 도미니크에게 보낸 묵주 등이다. 편지에는 ‘찬미 여수(찬미 예수)’와 ‘하날의 계신 우리드의 아비신(하늘에 계신 우리들의 아버지이신)’ 등 당시 조선 교회에서 사용하던 말이 옛 한글로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칼레 신부가 한국에서 선교하면서 고향 크리옹으로 보낸 편지에 적힌 '하날의 계신 우리드의 아비신(하늘에 계신 우리들의 아버지이신)'.


아울러 조선으로 떠나기 직전과 선종 직후 찍은 칼레 신부 사진과 1957년 출판된 전기, 박상근 복자 초상화 등이 전시된다. 또 칼레 신부와 박상근이 이별한 지 158년 뒤인 2024년, 칼레 신부의 형 도미니크와 박상근 복자의 둘째 형 박왕근의 후손들이 두 사람을 대신해 마원성지에서 만난 감동 어린 사연도 전한다.

전시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3시다. 공휴일은 휴관.

 
대구가톨릭대학교 박물관 2층 김조자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조선을 사랑한 이방인, 기억되다 - 박해가 맺어준 프랑스 신부와 조선 신자의 우정’ 전시실 입구.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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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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