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성 요한 시성 300주년과 교회학자 선포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이 13일 가르멜 영성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십자가의 성 요한 시성 300주년과 교회학자 선포 100주년을 맞아 ‘기도’ ‘정화’ ‘믿음’을 중심으로 성인의 영성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는 13일 서울 종로구 가르멜 영성문화센터에서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을 주제로 제3회 가르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관구장 권영상 신부는 개회사에서 “시성 300주년은 교회가 성인의 삶에서 ‘복음적 성덕의 보편적 모범’을 확인한 사건을 되새기게 하며, 교회학자 선포 100주년은 그의 가르침이 가르멜수도회를 넘어 보편 교회에 전해진 영적 유산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6세기 스페인 가르멜회 개혁에 앞장선 성인은 인간 영혼이 정화와 관상을 거쳐 하느님과 일치하는 길을 제시한 대표적 신비신학자다.
최준석(인천 가르멜수도원) 신부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에서 본 기도의 식별’을 주제로 성인의 저술에 나타난 기도의 의미와 참된 기도를 식별하는 기준을 살폈다. 최 신부는 성인의 기도에 관한 가르침을 ‘바라보고’, ‘사랑하며’, ‘그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과정으로 제시하고, ‘묵상’과 ‘거둠’, ‘관상’으로 이어지는 영적 여정을 설명했다. 특히 “기도는 인간이 일방적으로 하느님을 향하는 행위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하느님이 먼저 인간을 바라보고, 인간이 그 사랑에 응답하는 상호 관계 안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김평만(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부는 ‘십자가의 성 요한과 성 이냐시오의 영혼의 정화에 대한 가르침 비교’를 주제로 가르멜 영성과 이냐시오 영성에서 정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발표했다. 김 신부는 “성 이냐시오가 실천적이고 사도적인 관점에서 정화를 설명한다면, 십자가의 성 요한은 보다 신비적이고 관상적인 관점에서 조명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하느님 사랑 안에서 인간 존재 전체가 변화되는 동일한 목적지를 향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영혼의 정화는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의 질서를 회복하시고, 인간이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섬기게 하는 은총의 여정”이라고 말했다.
이경수(인천 가르멜수도원) 신부는 성인의 대표 저서 「가르멜의 산길」을 중심으로 믿음의 의미를 분석했다. 이 신부는 “믿음은 이성을 초월한 무한한 하느님 신비를 깨우치게 한다”며 “이는 하느님 은총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이성의 자연적 빛을 초월하는 믿음 안에서 한 영혼이 온전히 자기 자신을 전인격적으로 바칠 때 하느님께서 자신을 드러내신다”고 말했다. 곧 믿음은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면서도 그분을 가장 확실하게 붙들게 해주는 덕이 된다.
학술대회 사회를 맡은 윤주현(인천 가르멜수도원·수원가톨릭대학교 영성신학 교수) 신부는 각각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기도·정화·믿음’이라는 관점에서 십자가의 성 요한이 제시하는 하느님과의 일치의 길을 탐구한다는 공통된 흐름을 지닌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교회 안에서도 성인에 대한 연구가 단순한 영적 독서 차원에 머물지 않고 보다 깊은 신학적 연구로 발전해 기도와 수도생활, 사목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