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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소유물 아닌 선물’… 교황 정원, 유기농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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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바티칸 정원 내 ‘교황 정원’이 100 유기농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한 피조물 보호 정신에 따라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다. 교황 정원은 바티칸 정원 내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 옆에 위치해 있다.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13년 교황직에서 물러난 뒤 머물렀던 곳이다.

교황청은 각각의 식물과 작물이 지닌 자연스런 성장 주기와 토양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교황 정원을 가꾸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도 2025년 11월 교황청에서 이탈리아 농업·임업 전문가들을 만나 “농업과 임업을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와 미래 세대를 향한 구체적인 사랑의 한 형태로 바라보자”며 “땅은 소유물이 아니라 선물이고, 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작하는 이들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교황 별장 카스텔 간돌포에서 나오는 가축 분뇨를 교황 정원의 거름으로 사용했지만 오늘날에는 인증받은 알갱이 형태 비료만을 사용하고 있다. 계절과 재배하는 작물의 필요에 따라 비료를 선택한다.

천연 물질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교황 정원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업은 ‘영농일지’에 기록되며, 토양의 비옥함을 유지하기 위해 윤작을 비롯한 여러 기법도 활용한다. 강낭콩과 같이 대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기능을 지닌 작물을 심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올해는 해조류를 원료로 한 비료도 토마토 재배에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모종은 외부에서 들여오며 이미 자연적인 방법으로 처리된 것들이다. 자체적으로 묘목장을 운영하기보다 모종을 구매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식물 질병이 퍼져 전체 작물에 피해를 줄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교황 정원에 묘목장을 설치하고 분재를 위한 온실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황 정원은 교황청 행정원 산하 정원·환경 담당 부서가 관리한다. 이 부서는 산림 전문가 스테파노 잠파올로가 이끌고 있다. 경험 많은 정원사 질베르토 비안키가 날마다 교황 정원을 돌보고 있으며, 400㎡에 조금 못 미치는 경작지는 네 개의 단으로 나뉘어 있다.

재배 일정은 계절을 충실히 따른다. 풋마늘과 고추를 비롯해 감귤류와 호박 등을 기른다. 고추 가운데는 강렬한 매운맛으로 유명한 페루 품종도 있다. 올해는 수녀들의 요청으로 처음 키위나무도 심었다.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는 겨울철 작물을 심기 시작한다. 사보이양배추와 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등이 대표적이다.

작은 텃밭인 교황 정원의 역사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니콜라오 3세 교황이 1277년에서 1280년 사이에 교황 거처를 라테라노에서 바티칸으로 옮기면서, 새로 세운 성벽 안에 과수원과 정원을 조성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교황청 거주자의 필요를 충당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산 공간이었다.

8세기가 흐른 오늘날에도 교황 정원의 기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뜻에 따라 1992~1994년 세워진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 곁에서 거의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교황 정원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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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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