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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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보조기 짚고 다시 법정으로…"미군 책임도 따로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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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지촌 피해여성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활동가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휴대전화 전원을 꺼달라는 안내가 나오자 한 피해여성이 휴대전화를 만져보다 기자에게 건넸다. "나 핸드폰 좀 꺼줘." 여성은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천천히 법정 안으로 향했다. 그 뒤로 고령의 피해여성 20여 명이 차례로 법정에 들어섰다.

원고들과 관계자, 활동가들이 자리를 잡자 방청석은 금세 가득 찼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활동가들이 법정 밖에서 기다리자 재판부가 이들도 들어와 서서 재판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21일 기지촌 피해여성 김 모 씨 등 117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변론의 핵심은 미군 당국의 독자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소송에서 별도로 물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원고 측 대리인은 주한미군민사법 2조를 근거로 들었다. 주한미군민사법 제2조는 주한미군 구성원과 고용원 등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정부 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가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한다. 대리인은 "주한미군민사법은 미군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국민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법"이라며 "이번 소송의 형식상 피고는 대한민국이지만 실질적으로 책임을 묻는 대상은 미군 당국"이라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한미 관련 자료 등을 근거로 "미군이 기지촌 여성들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을 실시하고 성병 관리 과정에도 관여했다"며 미군의 독자적인 불법행위가 있었고 이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변론에서 이번 기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던 미군 측 의견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피고 측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의 의견을 듣고 그 내용대로 의견을 제출해야 되는 상황인데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주한미군 배상사무소 측에서 어떤 내용으로 회신할지 정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향후 미군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여성들의 진술서도 별도로 제출하기로 했다.

하주희 변호사(법무법인 율립)는 변론을 마친 뒤 "긍정이든 부정이든 미군의 입장이 나와야 공방을 할 수 있는데 지금 입장이 없는 게 제일 문제"라며 "다음 기일까지는 미군 측이 답변을 준다고 하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0월 16일에 열린다. 다음 변론에서는 원고 측이 신청할 전문가 증인의 채택 여부와 주한미군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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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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