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유아용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5조 4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친척, 지인까지 아이를 위한 소비를 하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하나라도 더 해주려는 소비가 아이 발달에 늘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육아 소비의 이면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두 번째 시간.
늘어나는 아동·유아용품이 아이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송창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실에 가득 찬 각종 아동·유아용품과 장난감들.
새로 구입하기도 하지만 중고 거래를 하거나, 주변에서 선물로 받기도 합니다.
<송미혜 / 로이·로아 엄마>
"당근으로 웬만하면 팔아서 다시 자금으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중고 거래를 통해 아낀 비용 역시 아이를 위한 소비로 이어집니다.
아이를 자주 보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아이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기도 하고,
<김유나 / 승태·시현 엄마>
"저희가 주말 부부거든요. 2주에 한 번씩 저희 남편 오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쿠팡으로 (장난감) 주문을 해주는 편인 것 같아요."
둘째 아이를 돌보는 동안, 첫째 아이에게는 장난감을 쥐어줍니다.
<송미혜 / 로이·로아 엄마>
"아직은 좀 위험한 시기라서 (둘째) 아기한테 눈을 못 떼다 보니까 이제 첫째를 장난감으로 놀게, 많으니까 놀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늘어나는 아동·유아용품이 아이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부족함 없는 환경이 아이가 건강한 욕구를 키워가는 데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혜원 /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요즘은 결핍이 결핍된 세대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모든 것들을 다 아이들이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가 없다고 해요. 나에게 좋은 것이 주어지고 내 눈앞에 무엇이 오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써야 될지, 이것이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고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아이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윤경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물건을 가지고 '이건 뭐지' 이렇게 저렇게 탐색해 보고 비교해 보고 그걸 가지고 '좀 심심하지만 이걸 가지고 어떻게 더 재미있게 놀아볼까?' 그런 과정에서 진짜 부모님들이 원하는 창의력, 상상력 그리고 내가 스스로 뭔가를 달성할 수 있는 그런 자기 주도력 이런 것들이 생길 수 있는 거죠."
심심할 틈도, 부족함도 없이 물건으로 가득 찬 아이의 세상.
전문가들은 아이를 위한 물건보다 부모와의 교감이 아이의 발달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윤경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아이들에게) 무슨 좋은 물건이 필요하고 비싼 게 뭐 필요하겠어요. '우리 엄마가 있어서 참 좋구나. 우리 아빠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구나' 이런 어떤 생각들이 마음속에 찹찹하게 쌓여요. 그런 아이들은 마음에 허기가 졌을 때 물건으로 채우겠어요? 결국은 부모가 아이의 장난감이 돼야 되는 것 같아요."
내 아이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하지만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한 선택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