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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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CUM]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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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간 꿈CUM


교직을 떠난 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나에게는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IQ와 교과 성적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과연 IQ가 높은 학생은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반대로 낮은 학생은 학업 성적도 낮은 것인가?

학기 초가 되면 학생생활기록부와 몇몇 자료들이 새 담임에게로 넘겨진다. 그때마다 가장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이 IQ이다. 때로는 IQ의 결과로 학생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한 편견이라고 자책을 하면서도 학생의 수준
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딱히 특별한 것이 없으니 별 도리가 없다. 그러니 IQ가 높은 학생이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을 때는 꾸중을 듣게 마련이다. “너는 이렇게 머리가 좋으면서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은 부모님의 은혜를 거역하는 것이다. 더욱 분발해야 하겠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반면 IQ가 낮은 학생이 성적이 웬만큼 나오게 되면 “참으로 수고가 많았다. 얼마나 힘들었느냐? 조금만 더 노력하자.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게 된다.

Y군의 생활기록부를 처음 보고 놀랐다. IQ가 148이었다.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성적을 살펴보았다.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위급일 것이라고 생각한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중하위 정도였다. 믿기지 않았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시험 기간에는 자율학습도 없어 학생들은 오전 시험으로 끝내고 귀가를 한다. 학생과 미리 약속을 하였다.

“선생님이 예고 없이 여러분의 집을 방문할 것이다. 계속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 감독도 할 겸 찾아가는 것이니 집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야 한다.”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찾아가고 싶은 곳이 Y군의 집이었다. 오전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집을 찾았다. 오래되기는 했어도 호텔을 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는 있었다. 앞문은 잠겨 있고 뒤에 있는 민가로 갔다.

문을 열자마자 송아지만 한 개가 달려들었다. 나는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다행히 물지는 않고 으르렁거리기만 했다. Y군과 형이 내다보고 야속할 정도로 태연하게 개의 이름만 불렀다. 그야말로 10년 감수를 하였다. 들어오라는 말도 없어 뜰에 선 채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는 더 묻고 싶지도 않고 물을 것도 없었다. 놀란 가슴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Y군의 모습이 더 크게 떠오른다. 항상 어두운 표정에 부정적인 태도의 원인들을 짐작하게 한다. 성적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모든 것이 충분히 짐작이 가는 상황이었다. 놀라기는 했어도 가정방문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 Y군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더욱 많이 하게 되었다.

C군은 귀공자 스타일로 예절 바르고 상냥한 모범생으로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IQ가 108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전 학년의 성적이 최상위급이었다. 어느 날 C군을 조용히 불렀다. “C군!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나. 조금만 더 참고 견디자. 틀림없이 좋은 결과 주실 것이다.” 결국 C군은 S 대학에 진학하였다.

과연 IQ와 성적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항간에는 선생님의 X은 개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선생님의 직분이 하도 어려워 X이 타서 쓰기 때문에 개도 싫어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나의 신념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의 길을 걸을 것이다.

국어 선생의 딸에 국어 선생의 사위. 그리고 국어교육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손녀가 자랑스럽다. 



글 _ 정점길 (세례자 요한, 의정부교구 복음화학교 교장)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 38년 동안 교직 생활을 했다. 2006년 3월 「한국수필」에 등단, 수필 동호회 ‘모닥불’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사회복지회 카리타스 봉사단 초대 단장, 본당 사목회장, 서울대교구 나눔의 묵상회 강사, 노인대학 강사, 꾸르실료 강사, 예비신자 교리교사, 성령기도회 말씀 봉사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의정부교구 복음화학교의 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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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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