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22일 산마리노 공화국 리베르타 광장에서 교황의 사목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현지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OSV
레오 14세 교황이 22일 산마리노 공화국과 이탈리아 리미니를 하루 일정으로 사목방문하고 ‘제47차 민족 간 우정을 위한 리미니 모임’에 참석해 청년 신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이날 만남에서 형제애 실천을 재차 강조하며 “국경과 제도에 앞서 언제나 사람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이 산마리노 공화국을 사목방문한 것은 198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2011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이후 세 번째다. 현직 교황이 리미니 모임에 함께한 것은 1982년 열린 제3회 모임에 참석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이어 두 번째다.
교황은 산마리노 공화국에 도착해 산마리노 정부 당국자와 현지 신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1243년 현재의 모습을 갖춘 산마리노 공화국이 지금까지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언급하며 “산마리노의 역사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없이는 시민의 자유가 없으며,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필수적 요소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인 동시에 공동체와 각 개인의 자기희생·친교·소통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며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언제나 서로를 포용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 교황은 성 마리노 대성당으로 이동해 산마리노-몬테펠트로교구장 도메니코 베네벤티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의 알현을 받았다. 이어 현지 사제·수도자·평신도들과 함께 산마리노 공화국의 건국자로 여겨지는 성 마리노의 유물 앞에서 기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22일 산마리노 대성당에서 성 마리노의 성상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22일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개최된 제47차 민족 간 우정을 위한 리미니 모임에 참석하며 환영을 받고 있다. OSV
교황의 사목방문 핵심 일정은 ‘리미니 모임’ 참석이었다. 산마리노 인근 항구 도시 리미니에서 열리는 이 모임은 평신도 단체인 ‘친교와 해방(Comunione e Liberazione)’이 매년 8월 개최해 전 세계 정치·종교·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다양한 문제를 토론하는 자리다.
교황은 리미니 모임 참가자들과 청년들을 향해 “세상에 희망의 표징이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서로 만나고 소통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적 우정을 가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황은 “우리는 서로의 만남을 통해 하느님 자녀라는 정체성을 깨닫게 되고, 이를 통해 차이와 분열, 갈등을 넘어 인간을 하나로 묶는 근원과 마주하게 된다”며 “누구도 적으로 여기지 않는 ‘자비의 현실주의’로 권력과 무기를 앞세우는 ‘거짓 현실주의’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리미니 항구에서 사제단·수도자·평신도 등 2만 50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주일 미사를 봉헌하며 사목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1982년 당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상기하며 “휴양지로도 유명한 리미니 지역이 단순한 휴식과 오락이 아니라 영적인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교황은 “진정한 위안은 휴양지로의 도피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뤄지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그리스도인들은 고된 노동 후 마땅한 휴식을 찾는 사람들은 물론, 고향을 떠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환대하고 이들이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