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없이도 낙태 약물 미프진 도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법제처의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프진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정부 측 첫 공식 의견입니다. 법제처의 해석 이후 식약처는 복지부·성평등가족부와 미프진 허가 방안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법제처의 해석으로 미프진 승인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프진 수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제약업계입니다. 제약업계는 2021년 미프진을 수입품목으로 허가해 달라고 식약청에 요청했지만 식약처는 관련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수입허가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2019년 낙태죄 처벌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통치’가 생각나는 꼼수가 생명 윤리 앞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미프진에 대한 법제처의 무리한 법률 해석에 부담감을 느끼는 건 의료계입니다. 낙태 관련 법령도 없이 미프진 처방 이후 산모가 사망하거나 장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책임은 오로지 의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료계는 보건당국에 미프진 도입 전 처방 지침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에서 마련한 ‘임신중지약 도입을 위한 원칙’을 보면 미프진을 처방할 수 있는 임신 수주와 초음파 검사 선행 여부 등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약물로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시기를 9주 6일 이내로 봅니다. 그 이후에는 약물의 성공률이 떨어지고 불완전 유산, 과다 출혈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는 겁니다.
여기에 투약 전 초음파 검사도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초음파로 임신 수주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약을 먹었다간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의료계는 미프진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입하지 못하고 오로지 등록 산부인과에서만 조제·투약 해야 할 것을 제시합니다. 또한 부작용을 대비해서 낙태 약물을 복용한 환자가 24시간 응급 연락이 가능하고 30분 이내 응급 체계 등을 낙태 약물 도입 전 갖춰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하지만 의료계가 제시한 낙태 약물 처방 원칙에 여성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낙태 약물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12주 이내에 낙태 약물을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미국은 임신 10주 이내로 제한 하는 대신 병원이 아닌 가정에서 낙태 약물 복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여성계는 말합니다. 또한 낙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여성은 진료 기록이 남는 초음파 검사에 부담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낙태 약물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들이 쉽게 접근성을 높이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여성을 정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태아를 함께 지키고자 합니다. 법제처의 해석은 ‘합법성’의 판단일진 몰라도 ‘도덕성’에 대한 답이 될 순 없습니다. 낙태에 관한 법령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낙태약 도입은 위험합니다. 교회는 끝까지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설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낙태약물 반대한다 >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생명의 공동체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