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미사일과 드론이 목표물을 탐지하고 공격하는 등 전쟁의 양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가 군사 분야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가운데, 미얀마 교회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대교구장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폭력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낮출 위험이 있다”며 완전 자율형 살상무기의 국제적 금지를 촉구했다.
보 추기경은 8월 24일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이 효과적인 평화 조성자가 되어야 한다는 긴급한 호소’ 행사에서 “전쟁의 자동화는 갈등에서 인간의 양심을 빼앗고, 우리의 아들딸과 시민들을 ‘데이터 포인트’(좌푯값)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인 정치 지도자들의 의무는 명확하다”며 “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에 대한 즉각적이고 구속력 있는 국제적 금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 FABC 홈페이지 캡처
보 추기경은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황이 말씀하셨듯 ‘평화는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기술 전환이 가져올 심리적·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보 추기경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한 세대 전체를 중독성 있고 예측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도록 길들이려는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겨울과 재앙을 초래할 독재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길”이라고 말했다.
보 추기경은 이어 “기술은 인간을 상품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인간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진정한 번영이란 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을 고양시키고 위험한 노동을 줄이는 동시에 인간을 소모품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은 사회를 체계적으로 유아화하고 있다”며 “규제를 거부하고 기술 발전을 필연성의 신화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을 선출해준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