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2026학년도 가톨릭 고등학교 연합 K-성지순례’에 참여한 학생들과 사제·수도자·교직원들이 파견미사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김홍주 신부 제공
전국 가톨릭 고등학교 학생들이 순교자 성월을 맞아 서울 도심의 순교 신앙 현장을 찾았다. 학생들은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명동대성당까지 순례길을 함께 걸으며 한국 교회의 신앙 유산을 되새겼다.
‘2026학년도 가톨릭 고등학교 연합 K-성지순례’가 5일 서울 절두산 순교성지와 김범우 집터·명동대성당·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성당 일대에서 열렸다. ‘걷고, 기도하고, 마음에 새기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순례에는 대전성모여고를 비롯해 계성고·논산대건고·동성고·복자여고·성심여고·소명여고·안법고·효명고·인천대건고 등 전국 10개교 학생 137명을 비롯해 사제·수도자·교직원 등 160여 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학교를 섞어 모둠을 꾸리고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순례를 시작했다. 시작 전례와 말씀 전례를 봉헌한 뒤 병인박해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경배했다. 이어 김범우 집터와 명동대성당을 차례로 순례하며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를 되짚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성당에서는 고해성사와 모둠 나눔을 하고 한국 가톨릭학교 교장연합회 회장 이석재(효명고 교장) 신부 주례로 파견미사를 봉헌했다.
이 신부는 강론에서 “함께 걷고 기도한 이 시간이 오래 남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며 “오늘 받은 힘으로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가는 젊은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순례 중에는 신앙과 교회사 교육뿐 아니라 생태와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학생들은 순례길에서 플로깅과 ‘기후위기 비상 행동’ 캠페인에 참여하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한 ‘1004 기부’도 봉헌했다.
순례에 참가한 정채경(스텔라, 대전성모여고 2학년)양은 “절두산 순교성지 풍경 뒤에 서린 순교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묵상하면서 지금 우리가 자유롭게 드리는 기도와 신앙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깊이 깨달았다”며 “서로 다른 학교에서 온 친구들과 처음엔 서먹했지만, 신앙이라는 공통점 안에서 친해질 수 있어 순례가 더욱 풍성해졌고, 수녀원에서 미사를 드리며 내 안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K-성지순례는 전국 가톨릭 고등학교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해 2022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청소년 신앙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6개교 학생 83명이 DMZ 평화·생태 순례에 참가했으며, 올해 규모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