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학교 안으로 들어온 토사물을 치우고 있다. OSV
“전 세계를 향해 호소합니다. 산림 파괴와 오염, 지구 온난화, 산업화 문제에 경각심을 가져주세요.”
지난 8월 26일 오전 중국 국경 인근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빙하 붕괴로 촉발된 대홍수와 산사태에 네팔의 가톨릭 청년이 참담한 심경을 전해왔다.
네팔대목구 고다와리 이샬라야본당 소속 청년 샤킬 툴라다르(30)씨는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흔히 있는 수해에 작은 산사태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곧 언론에서 연이어 보도되는 뉴스와 소셜미디어의 참사 영상을 접하곤 ‘이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맞나?’하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재난 발생 지역인 라수와에서 남부로 100여㎞ 떨어진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살고 있는 툴라다르씨는 대홍수 발생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으로 오토바이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는 “홍수가 발생한 날, 당초 그 지역을 지나갈 예정이었지만 마침 친구에게 급한 일이 생겨 여행을 미뤘다”며 “하느님께서 저를 이 재난으로부터 보호해주셨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회상했다.
네팔대목구 고다와리 이샬라야본당 소속 청년 샤킬 툴라다르씨.
그러나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현실 앞에서 안타까움은 시일이 지나도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기준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을 합친 사망자는 1280명, 실종자는 5624명에 달한다. 네팔에서는 힌두교 전통인 고인 사망 후 13일째에 행하는 의식에 따라, 대홍수 발생 13일째인 7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다.
툴라다르씨는 “현재 정부는 군과 헬리콥터, 구조대원들을 동원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대홍수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지만, 아직 피해 지역 도로는 토사물 등에 의해 막혀 있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도로가 연결된 아래쪽 지역으로는 사람들이 들어가 구호물품을 전하고 있지만, 고립된 이들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데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피해 지역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타 지역 주민들과 외국인까지 피해 복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툴라다르씨는 “모두가 힘을 모아 돕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면서도 “피해 가족들이 안전하게 머물 거처를 마련하고, 취사도구·식량·의약품·응급처치 물품·식수·옷가지 등 모든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 본당도 지역 주민들과 구호물품을 모아 지정된 장소로 보내고, 미사 때마다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다”며 “본당 청년들도 현장 구조대원과 봉사자들을 위해 계속 묵주 기도를 바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툴라다르씨는 “전쟁 발발과 무기 제조 같은 파괴적인 현상들은 여러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우리는 매년 자연재해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탄소 배출량이 미미한 네팔이 도리어 기후변화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현실을 전했다.
그는 “특히 한국 교회가 네팔에 보내는 도움의 손길을 보며 큰 격려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며 “한국 신자들이 기도와 모금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선사하는 동시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으심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