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학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 총무이사가 1일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신로고스’ 출시 기념식에서 단말기로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점자정보단말기 하나로 성경과 기도서·성가 등 다양한 신앙 자료를 읽고 들으며 전례에 참여할 길이 한층 넓어졌다.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는 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 ‘신로고스’ 출시 기념식을 열고 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신로고스는 변화한 점자정보단말기와 운영체제에 맞춰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시각장애인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전자 신앙 도서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축사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전례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았기에 어떠한 차별이나 장벽도 없어야 한다”면서 “시각장애를 지닌 신자들이 성경과 전례서를 더욱 편리하게 접하고 교회 기도와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함께하는 교회의 친교’를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도 “신로고스 출시로 시각장애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는 데 더 깊이 동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신자들의 신앙 정보 접근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06년 점자 성경 제작에 이어 2008년에는 성경과 기도서 등을 점자정보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례 소프트웨어 ‘로고스’가 개발됐다. 하지만 기존 단말기가 단종되고 운영체제가 바뀌면서 새 프로그램이 필요해졌다. 이에 주교회의가 약 1억 5700만 원을 지원했고, 2024년부터 본격 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개발에 직접 참여했으며, 단말기 개발업체와도 기술 지원·보안 협약을 맺었다.
1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 ‘신로고스’ 출시 기념식에 참여한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 회원들이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상임위 주교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신로고스는 기존 프로그램보다 콘텐츠를 크게 늘렸다. 성경과 가톨릭성가·기도서뿐 아니라 성인전과 가톨릭대사전·교리 자료 등 방대한 신앙 콘텐츠를 담았다. 가톨릭출판사와 서울대교구 전산정보 관련 부서 등의 협조를 받아 자료를 확보하고 가공하는 작업도 거쳤다. 가톨릭대사전의 경우, 1만 쪽이 넘는 자료를 점자정보단말기에서 검색하고 읽을 수 있도록 다듬었다.
이인학(도미니코)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 총무이사는 이날 직접 신로고스를 시연해보였다. ‘민수기 6장 24절’을 검색하자 곧바로 해당 구절이 점자로 표시되고 음성으로 흘러나왔다. 성경은 녹음된 음원으로도 들을 수 있다. 성가 번호를 입력하면 가사를 바로 찾을 수 있고, 음원을 들으며 점자로 가사를 읽을 수 있다.
이 총무이사는 성경과 성가·기도서·교리서·사전 등으로 층을 나눈 도서관처럼 신앙 자료를 하나의 단말기 안에서 자유롭게 찾아볼 수 있는 신로고스를 ‘작은 도서관’에 비유했다. 새 자료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 박영복(루치아) 회장은 “신로고스 개발 소식을 접한 시각장애인 신자들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며 “우리가 보답할 방법은 이 프로그램을 값지게 활용해 하느님 자녀로서 복음을 잘 살고 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발에 기여한 이인학 총무이사에게는 주교회의 의장 표창이, 신로고스 개발 담당자 도서출판점자 이여송씨에게는 협의회 표창이 수여됐다. 협의회는 ‘신로고스’ 소프트웨어를 모든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