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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대장은 역사적 사건 기록… 삭제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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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유럽 주교들은 세례 기록을 삭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종교의 자유와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럽연합(EU) 사법 당국에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유럽연합 사법재판소는 벨기에 브뤼셀 항소법원이 제기한 개인정보 관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당사자가 요청했음에도 가톨릭교회가 세례대장에서 이름을 삭제하지 않는 것이 유럽연합 ‘일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사건이다.

유럽연합 주교회의위원회는 9월 2일 세례 기록 삭제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고, 세례대장이 가톨릭교회의 ‘신자 명부’ 역할을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며, “세례대장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유럽 주교들은 “세례대장의 목적은 개인의 신앙이나 어떤 사람이 교회에 속해 있다는 사실, 또는 그 사람이 교회 생활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있지 않다”며 “세례대장은 혼인 여부, 수도회 서원 여부, 견진성사 여부를 비롯해 교회 내부 생활과 관련된 수많은 사안을 확인하는 근본적인 증빙 수단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례대장에서 기록이 삭제될 경우 교회 활동의 중요한 사항들을 확인하는 일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교들은 “세례 기록 삭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면 교회가 세례 기록을 바라보는 방식마저 개인의 감정이나 의견에 맞추도록 요구받게 된다”며 “세례 기록은 교회의 자율성 영역으로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례 기록 삭제가 가능해지면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세례성사가 반복될 수 있고 선택적인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교들은 “세례 기록을 삭제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은 단순히 성사를 집전하거나 시행하는 방식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사 자체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고, 교회의 올바른 사목활동 수행을 심각하게 방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주교회의위원회 소속 변호사이자 사무차장인 알레산드로 칼카뇨는 이번 소송의 성격에 대해 “유럽연합이 교회를 상대로 시작한 조치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제기한 해명 요청에 응답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소송은 2023년 벨기에 겐트교구의 한 신자가 지역 교회 기록에서 자신의 모든 개인정보를 완전히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겐트교구는 이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유럽연합 사법재판소 판결은 2026년 말이나 2027년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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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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