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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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감사함

[월간 꿈CUM] 삶의 한 가운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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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간 꿈CUM


아내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마디가 굽혀지지 않고, 억지로라도 굽혀보려고 하면 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손가락 통증으로 인해 아내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는 손쉽게 잡았던 물건들을 자꾸만 손에서 놓쳐 바닥에 나뒹굴게 만들고 주방에서 칼이나 가위로 무언가를 자를 때도 손가락으로 힘주어서 정확히 잡을 수가 없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한 결과 다행히 류마티스 증상은 아니라고 했다. 한의원으로 향했다. 진료 결과 심장에서 혈액을 힘차게 뿜어주어야 온몸에 혈액 순환이 잘 돼서 손 마디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데 아내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심장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일 통 메밀로 차를 끓여 2리터가량 충분히 마시는 것과 맨발로 걷기를 하며 발바닥 지압을 하는 것이라는 처방을 받았다. 

얼마 전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 길 위에 솟아오른 보도블록에 오른발이 걸려서 심하게 충격을 받는 일이 있었다. 발목은 삐어서 붇고 발바닥은 피멍이 들었다. 다시 걸으려고 했을 때 너무나 통증이 심해서 발바닥을 땅에 딛지 못할 정도였다. 집에서 이틀 동안 파스에 의지한 채 꼼짝하지 않고 발바닥과 발목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렸다. 가족들은 나에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힘을 내라고 했다. 그런데 솔직히 위로가 되지 않고 짜증이 슬슬 올라왔다. 삔 발목과 발바닥에 든 피멍이 나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방에서 주방까지 다시 주방에서 거실까지 움직이는 것이 나에게는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허리와 목, 어깨까지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온몸의 균형이 무너져 버렸었다.

지금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이 매우 감사할 뿐이다. 머리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 입으로 말할 수 있으며 두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것, 두 팔과 손가락을 움직이고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며 선물이다. 아내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잘 굽혀지는 평범한 일상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도 감사함으로 마음을 물들여본다.    


글 _ 이재훈 (마태오,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 사무국장)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신앙 안에서 흥겨운 삶을 살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가톨릭 사회복지 활동에 투신해 오고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하루하루 매순간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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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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