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 존엄과 인류 공동선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주교회의가 최근 AI 문제를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사진은 지난 5월 미국에서 감시 영상 사람을 AI로 탐지 및 분류하는 시스템이 시연되는 모습. OSV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삶과 사회 전반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도 AI가 인간 존엄과 인류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도록 구체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국 주교단은 AI 문제를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연방의회와 기술업계를 상대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 주교회의(USCCB)는 9월 16일 워싱턴의 주교회의 본부에서 AI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주교회의 차원의 전담기구인 ‘인공지능 시대 인간 존엄 수호를 위한 주교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위원장에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산호세교구장 오스카르 칸투 주교를 임명했다.
칸투 주교는 “TF는 레오 14세 교황 회칙 「고귀한 인류」에 담긴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교황님이 교회에 AI와 관련한 행동 지침을 제시해주셨듯이 기술은 인간이 하는 일을 돕고, 개인과 가정의 존엄을 지지하며,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줄 때 유익할 수 있음을 세상에 일깨워야 한다”고 밝혔다. TF는 앞으로 AI 시대 인간 존엄과 종교 자유, 민주주의 제도를 비롯해 노동자와 가정,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실천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어 미국 주교단은 곧장 연방의회를 찾아 의원들과 만나 AI에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위한 입법 요구와 온라인상 아동 보호를 위한 법안 제정을 요청했다. 기술업계 전문가들과도 잇달아 만나 논의하는 등 AI 문제에 실제적으로 대응하는 사목에 돌입했다. 미국 주교회의 측은 “교회가 AI 모델의 도덕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교회의 TF 출범은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5월 반포한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의 후속 실천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교황은 회칙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거나 지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서는 안 되며, 인간 존엄과 공동선에 봉사하도록 책임과 투명성, 인간의 감독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AI를 규율하기 위한 공동의 책임과 협력을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같은 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AI의 발전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지만, 인간관계가 점차 비인격적이고 가상적인 형태로 변하고 있다”며 급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인간에게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