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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TV로 복음 전한 미국 출신 대주교, 복자 되다

미디어복음화 선구자 풀턴 신 대주교 미 세인트루이스에서 시복식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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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턴 신 대주교의 생전 모습. OSV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복음화의 선구자’ 풀턴 신(1895~1979) 대주교가 복자품에 올랐다. 미국 태생 주교가 복자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교회는 지난해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 탄생에 이어, 신 대주교가 복자품에 오르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9월 24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아메리카스 센터에선 풀턴 신 대주교의 시복식이 거행됐다. 교황 특사로 파견된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 추기경이 시복식을 주례했다. 교회는 신 대주교의 생애와 덕행을 기려 2002년부터 시성을 준비해왔으며, 이날로 성인품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일리노이주 피오리아교구장 루이스 틸카 주교는 미국의 한 교계 매체에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 대주교에 대한 시복 승인 이후에도 여러 기적이 보고돼 성인품에 오르는 길이 머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아메리카스 센터에서 거행된 풀턴 신 대주교의 시복식에 5만 군중이 모여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시복식 중 낭독된 교황 교서를 통해 신 대주교가 선종한 12월 9일을 그의 축일로 선포했다. 신 대주교의 유해 중 일부인 턱뼈가 제단 위에 놓였고, 신자들은 복자의 유해를 참배하며 그의 삶을 기렸다.

신 대주교는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가톨릭 사제이자,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으로 대중과 소통한 최초의 미디어 복음 전파자다. 미국 일리노이주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가톨릭대학교에서 20여 년간 철학과 신학을 가르쳤으며, 70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했다. 1951년 뉴욕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됐으며, 1966년 로체스터교구장이 됐고, 1969년 대주교가 됐다.

신 대주교는 1930년부터 22년 동안 NBC 라디오 프로그램 ‘가톨릭 시간(The Catholic Hour)’을 진행하며, 약 400만 명의 청취자를 끌어모았다. 이어 TV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겨 ‘살 가치가 있는 삶(Life is Worth Living)’을 진행했다. 칠판과 분필 하나로 철학과 신학, 사회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 그의 프로그램은 매주 3000만 명 이상을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레오 14세 교황도 어린 시절 신 대주교의 프로그램을 보며 자랐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러한 공로에 힘입어 1953년에는 미국 에미상에서 최우수 인물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 교회는 신 대주교의 시복으로 축제 분위기다. 시복식에는 미국 전역에서 약 5만 명의 순례자가 참여했으며, 미국 가톨릭 방송 EWTN 유튜브로 중계된 시복식 영상은 조회 수 3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신 대주교의 고향에서는 그를 주보로 한 성당이 나왔다. 피오리아교구는 신 대주교가 유아세례를 받은 엘 파소 성모 마리아 성당과 인근 벤슨의 성 요한 성당을 병합해 새 성당 이름을 복자 풀턴 신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 명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공식 성명을 내고 “분필과 칠판만으로 수천만 명을 매료시킨 일리노이주의 소년이 수많은 가정의 거실에 위로를 건넸다”며 “당시 공산주의의 위협과 분열 속에서 흔들림 없이 그리스도교 진리를 전한 그의 헌신이 미국의 영혼을 충만하게 하고, 미국이 더 나은 길로 가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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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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