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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9주도 엄연한 생명, 낙태약은 ‘생명 죽이는 약’

정부, 낙태약 도입 강행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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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낙태약물의 도입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정부가 9월 16일 낙태 약물 도입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국 가톨릭교회가 “임신 9주든, 병원과 약국에서든 낙태약물은 자궁 안에 있는 인간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성평등가족부 등은 이날 임신 9주 이하 임신부를 대상으로 낙태 유도 약물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기 2년간은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과 조제를 함께 하고, 이후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이 조제하는 방식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질서 있게 포장된 낙태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단계적 지원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관리를 단계적으로 정교하게 한다고 해서 그 행위가 도덕적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국가의 제도 안에 정착시킴으로써, 이를 정상적이고 당연한 절차처럼 여기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주교회의는 정부가 정한 ‘임신 9주’라는 기준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주교회의는 “인간 생명은 수정 순간부터 시작하며 임신 9주 태아도 이미 온전한 하나의 인간 생명”이라며 “‘임신 9주’라는 경계선은 태아를 보호하는 선이 아니라 생명을 없애도 되는 대상을 정한 선”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단계적 도입’에 대해서도 “낙태약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고 일상화하는 첫걸음”이라며 향후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낙태약 사용에 앞서 자궁 외 임신 여부와 정확한 임신 주수 확인 등을 위한 의사의 진찰과 응급 상황에 대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후 약국 조제로 확대될 경우 “핵심 안전장치인 의사의 진찰을 제거한다”면서 낙태약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낙태약 도입을 행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주교회의는 “아무리 정교한 행정 방안도 국회의 입법과 국민적 합의를 대신할 수는 없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를 함께 저울질하는 중대한 문제는 국회에서 깊이 숙고되고 사회적으로 합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정부가 단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은 낙태약을 확대하는 로드맵이 아니라, 위기에 놓인 여성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의 로드맵”이라며 위기임신 여성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사회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반 여건을 갖춰야 할 대상은 약국에서 손쉽게 약을 내주는 체계가 아니라,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며 위기임신 상담, 주거와 생계 지원, 의료와 돌봄, 출산 이후 양육 지원 강화 등을 촉구했다.

주교회의는 이어 “한국 교회도 위기 상황에 놓인 임신부와 가정에 대한 상담과 돌봄, 물질적·영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미 낙태를 경험한 이들에게도 “정죄가 아닌 치유와 용서,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주교회의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낙태약물 도입 방안을 다시금 숙고해달라”며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생명을 대립시키는 방식으로는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거듭 호소했다. ▶관련 기사 10면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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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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