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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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경제 자립의 꿈, ‘소울블룸’에서 피어난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마음자리’, 개원 20주년 맞아 작업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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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작업장 ‘소울블룸’에서 엄마들이 빵과 쿠키를 만들고 있다.


“마음자리와 인연을 맺은 지 10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다들 제가 이렇게나 행복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출산지원형 가톨릭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마음자리’(서울 강서구 소재)에 새로운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다. 분유와 아기 냄새로 가득했던 이곳에 달콤한 커피와 빵 냄새가 더해진 것이다. 지난 6월 개원 20주년을 맞아 미혼모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작업장 ‘소울블룸’이 문을 연 이후 마음자리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입소한 임산부들을 비롯해 퇴소해 자립을 꿈꾸는 엄마들의 발길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설거지 거리가 계속 나오는데, 힘들지 않아요?” 기자의 물음에 소울블룸에서 한창 일하던 한 어린 엄마가 대수롭지 않게 “육아보단 덜 힘들어서 괜찮아요!”라고 답했다. 곁에 있던 다른 엄마들도 공감한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음자리를 찾은 9월 16일에도 ‘소울블룸’(Soul Bloom)이라는 이름처럼 이전과는 또 다른 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소울블룸은 마음자리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총 6명의 엄마가 자립훈련을 받는 곳이다.

 
구워진 쿠키들이 소울블룸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작업장에 있던 엄마 4명은 다음날 있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설립 50주년 기념식에 제공할 빵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사흘간 준비해야 하는 간식만 쿠키 200개, 휘낭시에 288개에 달했다. 작업장 한편에 자리한 칠판에는 간식을 만들 계획이 시간대별로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다.

분주한 손놀림은 제법 제과제빵 전문가를 연상케 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마음자리의 임지현(엘리사벳) 사무국장은 “맛을 봤을 때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다 보니, 엄마들과 레시피를 얼마나 뜯어고치고 연습을 거듭했는지 모른다”며 흐뭇한 미소로 엄마들을 바라봤다.

단순히 베이커리만이 아니었다. 홀로 엄마가 되는 것도, 자립에 앞서 세상 밖에 미혼모로 서는 데까지도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마음자리에서 지내다 퇴소하고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김채원(가명, 44)씨도 지금처럼 “행복하다”고 말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김씨는 “하루에 30통 이상 입사지원서를 넣어도 취업이 되지 않았다”며 “아이랑 잘 살아가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오랜 기간 많이 우울했다”고 했다.

그런 김씨가 이제는 인천에서 서울 강서구에 있는 마음자리까지 매일 출근한다.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씩이나 일찍 도착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빵 만드는 게 재밌고, 그러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음자리에 아기 용품들이 놓여 있다.


일하기 시작하면서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엄마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된다.

마찬가지로 마음자리에서 지낸 후 자립한 임윤아(가명, 34)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학교 갈 때 제가 만든 빵을 들고 가서 엄마가 만든 거라고 자랑한다”며 “이 공간 자체를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오늘도 등교시키고 혼자 오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소울블룸은 이름 그대로 엄마들이 ‘다시 피어나는 공간’이다. 임 국장은 “자립은 말 그대로 엄마들이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 구조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미혼모들의 어려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이며, 이들이 그저 복지 서비스의 수혜자로 남는 것을 원치 않는 마음에서 소울블룸을 개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 일하는 엄마들은 면접을 거쳐 근로계약서까지 다 작성해 일종의 취업한 것과 같다”며 “단순히 출산을 독려하며 위기임신과 출산 상황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이들이 겪는 불행의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이자 자립”이라고 전했다.

마음자리는 강서구 제17지구 10개 본당과 함께 한부모가정의 자립을 위한 홍보와 네트워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울블룸에서 엄마들이 만든 디저트도 이들 본당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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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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