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오는 11월 즉위 후 처음으로 남미를 사목방문한다. 특히 선교사와 주교로 오랜 기간 사목했던 페루를 다시 찾는다는 소식에 현지 교회와 사회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페루에서는 벌써 교황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수도 리마의 한 작업장에서는 조각가 라파엘 구티에레스와 기예르모 차베스 발렌틴 등이 높이 약 14m에 이르는 교황의 대형 조각상을 제작하고 있다. 8명의 작업자가 참여하는 이 조각상은 인공지능(AI)과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 완성된 조각상은 교황과 인연이 깊은 칼라오의 한 공원에 설치돼 교황 도착에 앞서 공개될 예정이다.
교황은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페루를 차례로 사목방문한 뒤 17일 로마로 돌아온다. 교황 재위 중 첫 남미 방문이자 지금까지 가장 긴 해외 사목방문이다. 6~8일 우루과이, 8~11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고 11일 페루에 도착해 16일까지 머문다.
세 나라 가운데 페루는 교황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교황은 로버트 프레보스트 신부 시절인 1985년 처음 페루 선교에 나섰다. 이후 여러 차례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본당 사목과 신학생 양성 등에 힘썼다. 2014년에는 치클라요교구장 직무대행에 임명됐으며, 이듬해부터 2023년까지 치클라요교구장으로 사목했다. 2015년에는 페루 시민권도 취득했다.
교황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칼라오교구 교구장 서리도 맡았다. 이번에 대형 조각상이 세워지는 칼라오 역시 교황의 사목 여정과 인연이 있는 곳이다.
페루 방문 일정에서도 이러한 인연이 두드러진다. 교황은 수도 리마를 비롯해 치클라요와 쿠스코, 푸칼파를 찾는다. 특히 13~14일에는 자신이 8년간 교구장으로 사목했던 치클라요에 머물며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성직자·수도자·신학생 등을 만난다. 산토 토리비오 데 모그로베호 가톨릭대학교를 찾아 대학 공동체와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이어 안데스 지역 쿠스코와 아마존 지역 푸칼파를 방문한다. 쿠스코에서는 신자들과 대중신심 관련 단체들을 만나고, 푸칼파에서는 선교사와 아마존 원주민 대표들을 만난다. 수도 리마뿐 아니라 해안 지역 치클라요와 안데스, 아마존까지 두루 찾는 일정이다. 교황은 16일 리마에서 미사를 봉헌한 뒤 칼라오 공군기지에서 환송식을 갖고 로마로 출발한다.
이번 방문은 레오 14세 교황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선교사와 주교로 오랜 세월 페루교회와 함께했던 교황이 이번에는 보편교회의 목자로 자신이 사목했던 땅을 다시 찾기 때문이다. 교황의 방문을 한 달여 앞두고 페루 곳곳에서는 옛 목자를 다시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