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가 9월 15일 순교자 조석빈·석증 형제의 새 묘소 안장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부산교구 제공
부산교구가 병인박해 순교자 조석빈·석증 형제 묘소를 이장했다. 묘소를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신자들이 쉽게 찾아 기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장된 묘소는 경남 양산시 천주교 정하상바오로영성관이다.
부산교구는 9월 15일 새 묘소 안장 예식을 교구장 손삼석 주교 주례로 거행했다. 앞서 9월 10일에는 부산 강서구 생곡동에서 총대리 신호철 주교 주례로 파묘 예식이 거행됐다.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 주교가 9월 10일 부산 강서구 생곡동에 있는 조석빈·조석증 형제 순교자 묘소에서 파묘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부산교구 제공
조석빈·석증 형제는 1868년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서 체포돼 동래 관아로 압송된 뒤 김해읍 왜장대에서 참수·순교했다. 조씨 형제의 유해는 가톨릭 신자인 배정문씨가 자신의 집 뒤편 언덕에 안장한 이후 배씨 가문이 4대에 걸쳐 묘소를 관리해왔다. 그러나 해당 부지가 교회나 후손의 소유지가 아니라서, 신자들의 순례와 묘지 보존에 어려움이 커져 교구 차원의 이장이 추진됐다.
새 묘소는 약 95㎡ 규모로, 봉분을 만들지 않는 평장(平葬) 방식으로 조성됐다. 초기 매장 방식을 고증해 완성한 것이다. 파묘 예식은 교구장 교령 낭독, 순교 약사 보고, 증인 서명, 실무위원단 선서, 신 주교의 시삽과 유해 발굴 및 확인 순으로 진행됐다. 안장 예식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묘소를 정성껏 관리해온 교구 명지본당 ‘반석회’에 교구장 명의 감사패가 전달됐다.
신 주교는 “혹독한 박해에도 끝내 신앙을 놓지 않았던 조씨 형제 순교자 묘소 이장이 교구로 하여금 순교자 현양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구는 신자들이 새 묘소를 언제든 찾아 참배할 수 있도록 순례지이자 시복시성 추진을 위한 기도 공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