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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부캉이는 잘못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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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호캉스’를 합친 ‘부캉이’라고 불리는 상어는 여러모로 특별했습니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느닷없이 등장한 야생 상어에 근처 커피가게는 대박을 터트렸고, 이때다 싶은 지자체는 지역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야생 상어 한 마리에 부산이 축제였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나 보던 야생 상어를 부산 앞바다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건, 우연이 아닙니다. 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양 생태계의 지도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경고하는 명백한 신호였기 때문입니다. 동해안 남쪽에서 북상한 이 열대성 상어 한 마리는, 이제 온대 기후를 벗어나 뜨거워지고 있는 우리 바다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상어만이 아닙니다. "대구 사과, 제주 감귤, 제주 방어"라는 오랜 공식은 깨지고 있습니다. 이제 "강원도 양구 사과, 남해안 감귤, 강원도 고성 방어"라는 새로운 공식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상어와 함께 귤도 방어도 계속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는 겁니다.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가 우리의 식탁과 삶의 터전을 뿌리째 변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한 기후 재난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는 35일째 연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기는 폭염으로 1,000명이 넘는 이들이 사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옥을 보는 듯한 대형 산불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대만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강바닥이 메말라 인근 반도체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습니다. 기후 재난이 온 세계를 혼돈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고통의 근본 원인은 우리의 탐욕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더 편리함을 누리고, 더 많이 가지고자 했던 우리 인간의 욕심이 지구 생태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공동의 집 지구를 망가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환경파괴를 죄라고 말합니다.

최근 교회는 환경파괴는 단순히 자연을 훼손하는 문제를 넘어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죄라고 선포했습니다. 잘못된 기술을 사용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겁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을 파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주위의 가난한 이들을 파괴합니다. 네팔에서 일어난 마른 홍수가 대표적입니다. 온실가스는 선진국에서 만들고, 온실가스의 피해는 아무 잘못 없는 네팔 주민들이 떠안아야 했습니다. 인간의 이기심 속에서 수많은 동물이 멸종해 가고 있습니다. 나의 욕심이 모든 창조물을 아프게 하고 죽이고 있습니다.

죄라고 하니 단순히 ‘고해성사 잘 보면 되겠네’하고 끝내서는 안 됩니다. 고해실을 나온 순간부터가 보속의 시작입니다. 단순히 고해성사를 바치는 것만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생태적 회개'로 이어져야 합니다. 창조 질서를 보전하고 가난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회개의 열매입니다.

오늘 사제의 제목은 <부캉이는 잘못이 없습니다>입니다. 환경파괴가 죄임을 양심으로 느끼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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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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