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만티키에비치 신부가 9월 26일 폴란드 야로스와프 베네딕도회 수녀원 경당에서 거행된 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OSV
갑작스러운 무차별 흉기 공격으로 동료 사제를 잃고 자신도 다친 폴란드 사제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그의 회개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해 현지 사회에 울림을 주고 있다.
아드리안 만티키에비치 신부는 9월 26일 폴란드 야로스와프 베네딕도회 수녀원 경당에서 봉헌한 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우리는 그를 용서한다”며 “악에 악으로 대응하지 말고 사랑과 지지, 이해와 배려로 대응하자”고 요청했다.
앞서 만티키에비치 신부는 이틀 전인 9월 24일 수녀원에서 우크라이나 국적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했다. 당시 공격으로 만티키에비치 신부를 포함해 사제 3명과 평신도 2명 등 5명이 다쳤다. 그 가운데 스타니스와프 즈보이니에비치 신부는 끝내 숨을 거뒀고, 마렉 피엔코프스키 신부는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검찰은 용의자에게 살인과 살인미수, 중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아직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눈가에 멍 자국이 선명한 모습으로 제대에 선 만티키에비치 신부는 강론에서 “용의자를 위해 기도해달라”면서 “누구보다도 이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든, 우리 수도원에서 벌어진 악행을 우리는 선과 사랑, 용서로 극복해야 한다”며 “서로를 돌보고 우리 삶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이를 사랑하자”고 전했다.
만티키에비치 신부는 특히 한 사람의 범행을 이유로 그의 출신 국가 전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악을 저지른 것은 특정한 한 사람”이라며 “전쟁을 피해 우리 수도원, 우리 도시, 우리 지방, 그리고 우리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지지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만티키에비치 신부는 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수도원을 개방해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을 도왔던 경험을 상기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교회 지도자들도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인 전체에 대한 혐오로 번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관할 교구장인 프셰미실대교구장 아담 샬 대주교는 “이번 사건을 보고 신자들이 특정 국가 사람에 대한 증오나 적개심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동체 전체, 유가족, 그리고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과 연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폴란드 주교회의 의장 타데우시 보이다(그단스크대교구장) 대주교 역시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용의자의 회개를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