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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북 성사 열쇠는 ‘북한 정부의 수용 의지’

주교회의 민화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길’ 주제 심포지엄 남북 관계 막힌 상황서 베트남 통한 교황 방북 방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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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춘천구교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2026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정홍 신부(오른쪽)가 발표를 하고 있다.


교황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려면 북한 정부가 교황을 공식 초청하고 미사 집전 등 종교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북 관계가 막힌 상황에서 한국·북한·교황청과 모두 우호적인 베트남을 통해 길을 찾아보자는 방안도 거론됐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9월 30일 춘천교구 가톨릭회관에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길’을 주제로 ‘2026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홍(주교회의 민화위 연구교육분과장·춘천 우두본당 주임) 신부는 ‘교황의 사회주의 국가 방문 성사 요인’을 발표하며 교황이 방문한 폴란드·쿠바와 방문이 성사되지 않은 중국·베트남 사례를 비교했다. 정 신부는 “교황 방문은 국가 원수로서 외교인 동시에 신자를 만나는 교회 사목 방문이 함께 이뤄지는 일”이라며 “교황 방문의 성사 여부는 그 나라의 체제보다는 정부가 방문을 받아들이고 종교활동을 허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 대상국은 교황 방문으로 대외 관계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종교 공동체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주교회위 민화위가 9월 30일 춘천교구 가톨릭회관에서 마련한 2026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수경(주교회의 민화위) 수녀, 김남희 교수, 송영훈 교수, 김주영 주교, 김선태 주교, 추석용 박사, 정수용(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신부, 정홍 신부. 주교회의 미디어부 제공

정 신부는 종합토론에서는 “당장 교황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 가능성을 높일 방법을 찾고자 연구하게 됐다”면서 베트남이 북한과 교황청을 잇는 역할을 할 방안을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러면서 “교황이 베트남을 먼저 찾고 사회주의 체제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교황 방북 문제만큼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의견이 갈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9월 30일 춘천구교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2026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교수, 김남희 교수, 정홍 신부, 추석용 박사, 사회자 정수용(주교회의 민화위 총무, 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신부다.


김남희(가톨릭대 학부대학) 교수는 ‘역사를 기억하는 화해와 연대’ 발표에서 독일 주교회의가 2024년 낸 성명 「이 집에 평화를」을 소개했다. 성명을 직접 번역한 김 교수는 “독일 교회는 시대 변화에 따라 기존 평화 성명을 재검토하고 복음의 빛으로 현실을 성찰해왔다”고 했다. 이어 “폭력을 극복하려면 피해자와 가해자, 이를 지켜본 이들의 고통을 듣고 기억해야 한다”며 “교회는 방관자로 남지 말고 고통받는 이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독일 주교들이 교회 안에서 일어난 폭력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청한 사실을 강조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춘천교구장) 주교는 2015년 평양 장충성당을 방문해 미사를 집전한 일을 회고하며 “교회가 화해의 역할을 하려면 스스로 화해된 교회가 돼야 한다는 독일 주교들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민화위 위원장 김선태(전주교구장) 주교는 “세계와 한반도, 우리 사회 안에서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는 가운데 화해와 일치의 지혜를 찾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몫”이라고 했다. 마침 강복에 앞서서는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여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뜻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뤄진다”며 “신앙인은 이를 믿고 노력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심포지엄에는 추석용(통일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과 송영훈(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으며, 각 교구 민화위 담당자들과 수도자, 신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주교회의 민화위는 매년 6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6월 25일)을 즈음해 심포지엄을 열어왔다. 올해는 「이 집에 평화를」 번역본 발간에 맞춰 9월에 개최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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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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