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WYD 조직위 청년 봉사자들이 일본어로 쓰인 ‘서울에서 만나요’ 피켓을 들고 대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순례는 언제 시작될까요?” 도쿄대교구 안드레아 렘보 보좌 주교가 일본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젊은이들의 대답은 “오늘”이었다.
도쿄대교구가 3일 도쿄청년대회(Tokyo Youth Day, TYD)를 열고,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을 비롯해 일본에 사는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청년들이 함께 걷고 기도하며 1년 앞으로 다가온 서울 WYD를 미리 체험했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도 함께했다. 렘보 주교의 초청으로 서울 WYD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와 조직위 기획본부장 이영제 신부, 교구 청소년국장 장원석 신부를 비롯해 조직위 청년 봉사자들이 도쿄를 찾아 일본 청년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서울로 초대했다.
TYD는 이날 도쿄대교구 칸다성당에서 렘보 주교의 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청년들은 고해성사에 임한 뒤 세키구치 주교좌대성당까지 1시간 30분가량 함께 걸었다. 국적과 언어는 달랐지만,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걷는 청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강연에는 140여 명, 국제 청년미사에는 300여 명이 함께했다. 여러 나라 청년들이 함께 걷고 기도하는 모습은 작은 WYD를 방불케 했다.
도보순례 중인 한일 청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순례의 종착지는 세키구치 주교좌대성당이었다. 렘보 주교가 주례하고 이경상 주교와 두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국제 청년미사에서 청년들은 서울 WYD를 향한 여정을 신앙 안에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렘보 주교는 강론에서 “2027 서울 WYD를 위한 순례는 목적지인 서울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향해 우리의 마음을 조금씩 준비해가는 것이 순례 여정의 일부”라며 2027 서울 WYD에서도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렘보 주교는 이어 서울 WYD 주제 성구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언급하며 “용기란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있어도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며 “모두가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걷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앞으로 체험하게 될 여정”이라고 전했다.
이경상 주교도 일본과 각국 청년들을 서울로 초대하면서 “WYD는 우리 모두 안에 있는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라며 “숙박과 음식, 교통, 비자, 통신 문제를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기를 내어라’라는 서울 WYD 주제 성구를 한국 청년들의 말로 옮겨 전하며 “세 글자입니다. ‘쫄지 마’”라고 외치자 성당에는 웃음이 번졌다.
한국에서 온 조직위 청년 봉사자들도 ‘서울에서 만나요’라는 팻말을 들고 일본 청년들을 초대했다. 동경한인본당 청년들과 WYD 공식 주제가를 양국 언어로 함께 부르며 분위기를 달궜고, 미사 후에는 서울 WYD 수호성인 키링과 스티커를 선물했다.
2023 리스본 WYD에 참가했던 무라야마 미유(마리아 베르나데트, 25)씨는 “2027 WYD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현장에서 듣고 ‘참으로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본에 왔던 WYD 상징물을 다시 마주하면서 레오 14세 교황님을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를 따라 TYD에 참여한 시게마사 유씨도 “서울에서 세계 청년들과 신앙과 고민을 나눌 시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