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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주교 임명 과정의 조용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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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자체 변경은 없지만 추천 후보 자질에 대해 제안

후보자 선정 기준, “시노드적이며 선교적이어야”

2024년 2월 16일부터 3월 14일 사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10개의 세계주교시노드 연구그룹을 만들었다. 이 연구그룹들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서 제기돼 2023년 10월 「종합보고서」에 담긴 여러 쟁점을 관련 교황청 부서와 각국 주교회의, 교황청립 대학들과 협력해 연구하기 위해 구성됐다.

각 연구그룹은 최종보고서를 세계주교시노드 사무처에 제출하며, 레오 14세 교황은 보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전문을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이 가운데 주교 후보자 선정 기준을 다룬 제7 연구그룹은 9월 8일 최종보고서의 두 번째 부분을 공개했다.

2025년 5월까지 이 연구그룹에는 당시 교황청 주교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도 참여하고 있었다. 현재의 레오 14세 교황이다. 그는 교황이 된 뒤 이 보고서를 다른 9개 연구그룹의 보고서와 함께 전문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보고서는 두 차례에 걸쳐 나왔다. 후보자 선정 기준을 다룬 첫 번째 보고서는 5월 5일 공개됐으며, 주교들의 사도좌 정기 방문인 ‘앗 리미나(ad limina)’를 다룬 두 번째 보고서는 9월 8일 공개됐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언뜻 보기에는 순전히 행정적인 표현처럼 들리는 한 문장에 담겨 있다. 교황대사는 “시노드적이며 선교적인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목자 후보로 추천되는 인물에게서도 동일한 자질, 곧 친교를 이루는 능력과 대화하는 자세, 지역 문화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교회 특유의 표현에서 벗어나 쉽게 말하면 이렇다. 게임의 규칙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한 사람의 이름이 교황의 책상 위에 올라가기 전에 누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냐는 것이다.

교회법은 이미 주교 후보자를 추천하는 임무를 주교회의에 앞서 관구장 주교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 역시 교회법 제377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이미 규정돼 있는 이러한 의견 청취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실시하자고 요청할 뿐이다.

조용한 개혁이다. 자의교서(motu proprio)를 새로 발표할 필요조차 없는 종류의 개혁이다. 특정한 감수성을 갖도록 양성된 새로운 유형의 교황대사만으로도 시간이 흐르면서 주교가 되는 인물들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또 하나의 뒷이야기가 있다.

제7 연구그룹이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결코 당연하다고 할 수 없는 특별한 허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통해서였다. 주교 임명과 관련해 교황대사들에게 전달되는 비밀 지침을 열람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이다. 많은 추기경에게조차 공개되지 않는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따라서 지금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보고서에는 어느 정도 레오 14세 교황 자신의 손길도 담겨 있다. 2025년 5월 8일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자신이 추기경 시절 작성에 참여했던 작업을 교황이 된 뒤 공개하도록 승인했다. 한때 전 세계 주교를 선정하는 시스템 내부에서 직접 일했던 인물이 이제 그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세상에 공개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교회사가인 발터 브란트뮐러 추기경은 현재의 시노드 정신이 “부분적으로 개신교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문서가 만들어진 과정 자체가 그러한 비판에 꽤 명확한 반론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외부에서 새로 들여온 것이 없다. 교회만큼이나 오래된 의견 수렴의 관행을 체계화했을 뿐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비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해석을 명확히 배제하려고 애쓴다. 주교 임명을 여러 집단 사이의 협상으로 바꿔 놓을 정도로 참여자의 수를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 교회법이 이미 인정하고 있는 이들의 범위 안에서 의견 청취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투표가 아니다. 더 많은 표가 아니라, 다르게 듣는 귀를 갖자는 것이다.

이제 주교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이러한 감수성이 앞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공통된 스타일을 지닌 주교단을 만들어 낼지, 아니면 이를 만들어 낸 관료주의 속으로 그저 흡수돼 버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 보고서에서 실제로 걸려 있는 것은 교리라기보다 ‘인적 구성’의 문제다. 회칙은 논쟁의 대상이 되고 문서는 서류함 속에 들어간다. 그러나 한 번 임명된 주교는 수십 년 동안 직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한 명, 또 한 명의 주교가 임명될 때마다 그들은 로마에서 서명된 어떤 문서보다도 훨씬 더 강력하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실제 얼굴을 만들어 간다.

글_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
예수회 사제로 교황청 문화교육부 차관보로 일하고 있다. 예수회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저서로 「SNS 시대의 신학」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담을 엮은 「교황 프란치스코: 나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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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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