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종합] 아르헨티나교회 연례 축제인 ‘루한 청년 순례’가 10월 3일 개최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모두 270만 명이 참가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 루한 성모 대성당은 남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순례지 중 하나다. 올해 제52회를 맞이한 루한 청년 순례는 ‘어머니, 당신의 품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형제자매로 알아봅니다’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호르헤 가르시아 쿠에르바 대주교와 라플라타대교구장 구스타보 카라라 대주교도 청년들과 순례에 동참했다.
쿠에르바 대주교는 올해 순례 주제를 묵상하며 “우리가 형제자매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성모님께서 모든 이의 어머니이시고, 우리를 하나로 일치시키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때때로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불관용과 증오를 줄여야 한다”며 “우리를 갈라놓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일을 멈추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순례자들은 우의를 입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니에르스에서 루한 성모 대성당까지 약 60㎞가 넘는 순례길에 올랐다. 이곳에서는 레오 14세 교황의 사목방문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황은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페루 등 남아메리카 3개국을 방문하며, 아르헨티나에서는 11월 8~1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코르도바, 루한을 찾는다
도보순례 중 기도와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곳곳에 마련된 지원 부스에서는 본당과 교회 단체, 기관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순례자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 격려했다.
3일 오후가 되자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첫 순례자들이 루한에 도착한 이후 뒤이어 어떤 이들은 힘겹게 걸었고, 또 어떤 이들은 신자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깊은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일부 순례자들은 대성당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몇 블록을 이동하는 데만 한 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쿠에르바 대주교는 4일 아침, 루한 성모 대성당 앞 벨그라노 광장에서 주일미사를 주례했다. 그는 강론에서 “이 순례에는 이념적 분열도, 배제도 없다”며 “우리가 같은 민족에 속한 동반자이자 함께 길을 걷는 순례자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개인주의나 혐오 발언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