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의 예술과 기계가 만들어낸 산물을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일 바티칸 추기경 홀(Consistory Hall)에서 열린 교황청 문화교육부 주최 가톨릭 예술가와 큐레이터 대상 간담회에서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통계적 계산을 거쳐 기계가 찍어내는 것과 진정한 예술 사이에는 미학적 차이에 앞서 ‘존재론적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인간 창작 활동의 고유한 의미를 강조하면서 “기계는 그림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진정한 슬픔의 의미를 헤아리지는 못한다”며 “이야기를 엮어낼 순 있어도 상실의 아픔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지만, 진리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순 없다”면서 “오직 인간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인간만이 창조주의 형상을 닮아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9월 25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OSV
교황은 이어 “예술은 인간 내면의 질문들을 포착해낸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그 질문들을 듣고 바라보며 서로 나눌 수 있게 해준다”고도 말했다. 교황은 회칙 「고귀한 인류」를 인용, “알고리즘에는 인간성의 불꽃이 없지만, 진정한 문화와 예술은 그 불꽃을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기술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증진하는 도구일 뿐 인간을 규정하는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황은 “자동화의 효율에만 매달릴수록 하느님의 속삭임을 외면할 수 있다”면서 “AI가 인간 삶을 돕게 하되 우리 자신을 규정짓게 둬서는 안 되며, 인간이 서 있어야 할 자리마저 내어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