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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가 보여준 ‘그리스도인의 죽음’

선종 8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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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희 신부가 5일 열린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에서 ‘프란치스칸 원천에서 증언하는 성 프란치스코의 건너감’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을 맞아 그의 죽음과 ‘건너감’에 담긴 의미를 프란치스칸 원천과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5일 서울 한남동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몫을 다 하였습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프란치스칸 원천에 기록된 프란치스코의 마지막 순간과 그 죽음이 지닌 영성적 의미를 조명했다.

한규희 신부는 ‘프란치스칸 원천에서 증언하는 성 프란치스코의 건너감’을 주제로 「엘리아 형제의 회람 편지」와 「아시시 편집본(페루자 전기)」, 「성 프란치스코 대전기」를 통해 프란치스코의 선종을 들여다봤다.

「엘리아 형제의 회람 편지」는 그의 죽음에 구원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오상을 통해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동참하는 ‘건너감’으로 선포한다. 반면 「아시시 편집본」에는 병들고 쇠약해진 몸으로 두려움과 신뢰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마침내 죽음을 ‘자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전기」는 그리스도와 온전히 하나 된 성인의 영광스러운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한 신부는 “전승들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의 건너감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하느님을 신뢰하며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긴 한 인간의 여정인 동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 일치해 완덕에 이른 한 성인의 승리”라고 말했다.

최문기 신부는 ‘성 프란치스코의 죽음에 담긴 영성적 의미’ 주제 발표에서 성인이 죽음을 ‘우리 자매인 육신의 죽음’이라고 부른 데 주목했다. 최 신부는 “이 표현을 죽음에 대한 낭만적인 이해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죽음까지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관계 안으로 통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에 따르면 성인은 마지막까지 하느님을 찬미하며 죽음을 향해 “어서 오십시오, 나의 자매 죽음이여”라고 말했다. 또 형제들을 불러 빵을 축복해 나눠주고 요한 복음의 최후 만찬 대목을 읽게 했다. 최 신부는 “자신의 죽음을 그리스도의 마지막 여정과 의식적으로 연결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는 임종이 가까워지자 자신을 알몸으로 땅바닥에 눕혀 달라고도 했다. 최 신부는 이를 가난하고 옷 벗긴 채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한 모습으로 살폈다. 이어 프란치스코의 선종을 ‘파스카’라고 부르는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최후 만찬과 요한 복음, 시편, 그리스도의 가난과 십자가라는 표지 안에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 신부는 “죽음이 찾아왔을 때 하느님 뜻 안에 있는 사람으로 발견될 수 있도록 지금 어떠한 삶을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오늘을 철저히 회개하며 복음적으로 살아가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맡기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죽음은 이미 시작된 의탁의 삶이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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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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