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시아 가톨릭 농인 대회’ 10월 15~21일 개최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가 주관하는 ‘제4회 아시아 가톨릭 농인 대회’가 15~21일 서울 일대에서 열린다.
‘아시아 가톨릭 농인 대회’는 3년마다 아시아 농인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을 나누고 친교를 이루는 행사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창세 1,10)를 주제 성구로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각국 신자와 사제·수도자 등 250여 명이 참가한다. 세계청년대회(WYD)와 같이 서로 다른 나라의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하나 되는 국제적 만남이라는 점에서 ‘농인들의 WYD’라고 할 수 있다. 주제 성구에는 농인과 청인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이를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로 바라보며, 농인 신자들이 교회의 모든 성사 생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
현재 아시아 농인 공동체는 수어 통역이나 교리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신앙생활에서 여러 고충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최초 청각장애인 사제로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지도 사제인 박민서(서울대교구 에파타본당 주임) 신부는 각국 농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신앙 체험도 나누며 힘을 얻길 바라면서 아시아 가톨릭 농인 대회를 시작했다. 2015년 태국 방콕에서 처음 열린 대회는 2018년 필리핀 마닐라, 202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다. 자카르타 대회 이후 각국 농인 신자들은 2년 동안 격주로 온라인에서 수어로 함께 묵주 기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 대회에는 동티모르와 몽골 농인 신자들이 처음 참가한다. 서로 다른 언어와 수어를 사용하는 참가자들의 소통을 위해 국제수어 통역이 마련된다.
개막 미사는 16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봉헌되며,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사제단이 함께한다. 대회 기간에는 아시아 농인 교회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보는 강의와 각국 공동체 소개 및 나눔, 수어 교리·성경·기도·미디어에 관한 연구와 발표 등이 진행된다. 또 ‘아시아가톨릭농인협의회’ 설립을 위한 회의와 제5회 대회 개최지 선정을 위한 논의도 이뤄진다.
농인 신자들이 한국 문화와 교회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 경복궁·광화문·청계천·롯데월드·롯데타워와 파주 파티마 평화의 성당·참회와 속죄의 성당 등을 방문하고, 한국 전통공연을 관람한다. 한국 음식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김밥 만들기 체험도 제공된다.
이번 대회는 농인 참가자들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장은 농인 참가자들이 맡는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회를 준비하는 봉사자들은 매주 미국 수어를 배웠다.
대회 마지막에는 각국의 전례와 문화를 반영한 미사가 봉헌된다. 인도 농인 신자들이 동방 가톨릭 전례의 특징을 살린 미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박민서 신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농인과 청인의 벽을 허물고 서로 나누며 친교를 나누고 일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