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종합] 미국 주교회의와 개신교 복음주의협의회(NAE)가 10월 13일 이주민에 대한 연민을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미국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브렌던 케이힐 주교와 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월터 김 목사가 공동서명한 선언문 ‘이주민 논쟁에서 그리스도인의 연민과 지혜를 촉구하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이주민 단속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선언문은 5쪽 분량으로, 미국 가톨릭교회와 복음주의협의회가 진행해 온 이주민 문제에 관한 대화의 결실로 마련됐다.
두 지도자는 선언문에서 “가톨릭과 복음주의 그리스도인 사이에는 교리적 차이가 있지만, 하느님께서 경제적, 문화적 불안을 겪는 미국인들과 생존을 위협받는 이주민 이웃 모두의 편에 서도록 우리를 부르신다는 확신에는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은 특히 어린이와 가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다.
케이힐 주교와 김 회장은 “출생지나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며 “인간 존엄성은 정부가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비롯되기에 지상의 어떤 권력도 이를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주민은 단순히 우리가 감당해야 할 짐이 아니며, 하느님께서는 이주민을 통해 당신 백성에게 거듭해서 복을 내려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압 여인 룻의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주민은 자신들을 환영하는 신앙 공동체와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었다”며 “우리는 시민과 비시민으로 서로 대립시키는 접근 방식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미국 정부가 국경을 보호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박해받는 이들을 보호하며 합법적인 이민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가톨릭과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은 미국 시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미국에 오랫동안 거주해 온 이주민이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얻을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을 개혁할 것을 요구했다.
선언문에는 이러한 이민 정책 개혁의 요소로서 안전한 국경 관리와 선별적인 이민법 집행, 그리고 공공안전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가족의 결속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 제시돼 있다. 이 밖에도 폭력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들에 대한 구금을 제한할 것과 구금된 이들에게 종교적 돌봄을 보장할 것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