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7일(현지시간) 로마 제멜리 병원을 나서며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OSV
입·퇴원 기간 전 세계에서 쾌유 기원
제멜리 병원서 수술 마치고 17일 퇴원
레오 14세 교황이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폐 절제 수술을 마친 뒤 17일(현지시간) 퇴원했다. 지난 11일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에서 자신의 폐 결절 소식을 직접 알린 뒤 약 일주일 만의 퇴원으로, 이 기간 전 세계적으로 교황 건강의 쾌유를 기원하는 물결이 이어졌다. 외신들은 입퇴원과 수술 과정에서 보인 교황의 차분한 모습 등을 보도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2일 “교황께서 수술 소식을 발표하셨을 때, 대단히 차분하신 모습에 우리 모두 감명을 받았다”며 전날인 11일 교황을 예방했지만, 수술 소식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한마음으로 교황의 쾌유를 기원했다. 특히 교황의 고국인 미국 교회에서 기도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대주교는 “우리 주교들은 신자들, 모든 선의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교황의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며 “교황의 수술을 담당할 집도의의 손길이 신성한 의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의 모교인 미국 빌라노바 대학교는 11일 X(엑스)에 “전 세계 교회와 함께 그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교황 출신 수도회인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원장 조셉 파렐 신부도 “우리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며 “전 세계의 아우구스띠노회 형제자매들이 우리 형제인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의료진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9월 13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주관하고 있다. OSV
로마와 미국 교회뿐 아니라 세계 각지도 연대했다. 교황이 11월 사목 방문을 앞둔 아르헨티나 주교회의는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온전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힘과 평화를 주시기를 청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주교회의는 “이제 우리가 기도로 하나 돼 교황과 가까이 있음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가톨릭 전문 매체들은 교황이 직접 자신의 병세를 밝힌 점에 의미를 뒀다. 그간 교황의 건강에 변화가 생기면 대부분 교황청 공보실이 이를 발표해왔지만, 이번에는 교황이 직접 자신의 투병 사실을 전했기 때문이다. 미국 가톨릭 헤럴드는 “199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 순례객에게 ‘진단 검사를 위해 제멜리 병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과 달리) 성인은 대장의 종양을 제거했었다”고 전했다.
미국 크럭스(Crux)는 17일 ‘건강 위기 속에서도 미국 출신 교황은 미국의 지배구조를 교황청에 가져왔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니콜 윈필드 기자는 “교황청은 주로 교황이 집전한 미사나 병문안 온 교황청 관계자 등 의학적 내용과 무관한 정보를 제공해 왔으며, 의료 정보는 교황의 주치의들이 전해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교황청에서 오랫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산타클라라대학교 신학대학원 줄리 루비오 교수의 말을 인용, “교황의 암 투병 공개는 미국식 기업 경영의 모범 사례를 가톨릭교회에 적용한 사례”라며 “교황이 의료진의 조언을 따른 것처럼 교회 역시 평신도의 전문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