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7~14일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의 모임’ 참석 중 레오 14세 교황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주교회의 제공
가정 사목 활성화의 출발점으로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 필요 강조
청년들, 혼인·출산·양육 어렵게 생각
사랑·책임의 의미 전하며 동행해야
“젊은이들에게 단순히 혼인하고 출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 먼저 그들의 희망과 두려움, 가정을 이루는 과정에서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는 7~14일 바티칸에서 열린 ‘「사랑의 기쁨」 반포 10주년, 오늘날의 가정과 함께 복음을 선포하기’를 주제로 열린 회의 참석 중 현지에서 아시아뉴스(Asia News)와 인터뷰를 통해 가정 사목 활성화의 출발점으로서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번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반포 1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의 모임’에 한국 교회 대표로 참석했다. 이 주교는 각국 주교회의 의장과 동방 가톨릭교회 대표들과 함께 현대 가정이 마주한 도전을 점검하고 시대에 맞는 가정 사목 방안을 모색했다.
이 주교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정 정신’을 “강한 유대감, 상호 책임, 세대 간 연대”로 설명하며 “도시화와 개인주의 확산,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족의 형태가 변하고 있지만, 서로를 돌보는 정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한국 교회의 가정 사목이 마주한 과제로 저출산과 고령화, 혼인 감소, 세대 간 신앙 전수의 약화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가장 큰 변화로 우리 젊은이들이 혼인과 가정생활을 바라보는 방식을 들었다. 이 주교는 “혼인은 이제 삶의 자연스러운 단계가 아니라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며 “많은 젊은이가 여전히 사랑과 안정에 기반을 둔 관계를 원하지만, 경제적 불확실성과 주거비 부담, 취업난,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혼인과 출산을 더 어렵게 느낀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이를 위해 “교회가 젊은이들의 현실에 먼저 귀 기울이고, 그들이 성소를 식별하며 사랑과 책임의 의미를 배워 가도록 동반해야 한다”고 한국 교회 가정 사목 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주교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성소를 식별하고, 사랑과 책임의 의미를 배워나가도록 교회가 동반해야 하며 부부들 역시 모든 어려움을 혼자서만 짊어져야 한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며 “교회가 가정이 걸어가는 모든 여정에 함께할 때 혼인은 사회적 의무가 아니라 사랑과 책임, 상호 성장을 위한 성소로 새롭게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이 주교는 “이번 WYD가 서로 다른 문화와 국가·종교적 배경을 가진 젊은이들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연대와 평화를 체험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세대와 사회적 지위·가치관·이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열과 갈등을 겪는 한국 사회에 WYD를 통해 경험하는 환대와 대화, 연대와 평화는 의미 있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주교는 한국 교회의 순교 영성도 전하면서 “순교자들은 자유의지로 신앙을 받아들였으며, 목숨을 바치는 순간까지 그리스도께 충실했다”며 “그들의 증언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신앙이 단순히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삶으로 실천해야 함을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WYD를 준비하는 이 시기 젊은이들이 ‘나에게 신앙은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가’ 자문하길 바란다”며 “그럴 때 한국 교회의 순교자 전통은 미래를 위한 신앙, 용기, 사랑, 희망의 살아있는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