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된 시위, 폭력 사태로 번져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 여건 개선 및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교회가 평화적 사태 해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앞서 17일 프랑스에서는 교육 환경 개선과 생활고,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정치 개혁 요구를 내걸며 전국에서 정부 추산 55만여 명, 주최 측 추산 80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파리와 릴,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차량이 불타고 상점이 약탈당했으며, 리모주 시청과 리옹 관광안내소가 불에 타는 등 공공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지금까지 1800명 가까이 체포됐고, 경찰 500여 명이 다쳤으며 취재 중이던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잇따랐다.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장마르크 아블린(마르세유대교구장) 추기경은 시위가 발생한 직후인 18일 SNS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폭력 사태로 다친 사람들과 기물 파손·약탈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며 “이 혼란이 멈추고 평화가 다시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옹대교구장 올리비에 드 제르메 대주교도 성명을 통해 “우리 지역이 용납할 수 없는 충돌과 증오·파괴·약탈의 현장이 됐다”며 “이는 당초 시위의 목적을 벗어난 과격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제르메 대주교는 “이러한 폭력이 우리 사회가 단단히 잘못되어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폭력은 출구가 될 수 없으며, 더 많은 불의와 분열을 낳을 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교회는 이달 초 학생 시위가 시작됐을 때부터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요청하면서도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띠는 것을 경계해왔다. 프랑스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마티외 루제(낭테교구장) 주교는 3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력은 이 세대 젊은이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보여준다”면서도 “일부 시위대가 학교에 방화를 저지르는 등 용납할 수 없는 파괴적인 폭력 행위를 벌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앙굴렘교구장 에르베 고슬랭 주교는 “학생들이 표현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정부와 교회가 모두 경청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